|2026.03.03 (월)

재경일보

단막극 ‘환향’ 허윤정-오인혜 명품 오열, 민족의 아픔 미스터리 사극으로 승화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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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선택’ 밉상 시어머니 허윤정이 환향민을 돕는 천사로 완벽 변신했다.
 
허윤정은 11일 방송된 KBS ‘드라마스페셜-환향 쥐불놀이’에서 가연의 어머니 윤씨부인 역을 맡아 오인혜(보옥 역)와 명품 연기를 펼쳤다. 윤씨부인(허윤정 분)은 환향민들을 돕는 환향민들의 어머니로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배후가 되어 극을 이끌었다.
 
‘환향-쥐불놀이’는 병자호란 후 우리 민족이 겪은 환향민들에 대한 아픔을 그리고 있다. ‘환향녀’라는 단어가 나오게 된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가슴 아픈 가족사와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진실을 하나 둘 풀어냈다.
 
병자호란 후 조선의 백성 50만 명 이상이 청나라의 포로로 끌려갔다. 청나라 포로로 끌려간 사람들은 개, 돼지만도 못한 노예취급을 받으며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쇄환금을 마련한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지만 전쟁 후 쇄환금을 마련하지 못한 이들은 목숨을 건 도강을 시작하고 이들을 환향민이라 불렀다.
 
환향민들은 청나라 관군에 붙잡히면 발뒤꿈치를 베이거나 화살을 귀에 꽂히는 등 목숨을 걸어야 했다. 마찬가지로 조선 관군에 붙잡혀도 청나라로 송환이 되기 때문에 환향민들은 목숨을 건 도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환향한 여자들에 대한 사회적 멸시가 극도로 심했다. 환향녀들은 정조를 잃었다며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아내를 버릴 수 있도록 허락했던 것. 환향녀 보옥(오인혜 분)은 귀에 화살이 꽂힌 채 조선으로 돌아왔다. 보옥이 옥에 갇히며 보옥과 환향민들을 박해하던 이들이 하나 둘 시체로 발견됐다.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들을 조사하던 관군 진묵(원기준 분)은 환향녀 살해사건이 깊이 연관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환향민을 박해하던 이들이 죽은 게 가연아씨 귀신이라 여겼다.
 
3년 전 보옥과 단짝 친구인 가연은 쇄환금을 마련해 조선으로 돌아왔지만 환향녀라는 질시를 받으며 살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연은 자살로 위장돼 살해되고 말았다. 가연의 엄마 윤씨부인은 딸 가연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증좌를 찾기 시작했다.
 
윤씨부인은 환향녀인 보옥을 죽이려 사주하는 이의 뒤를 쫓다 딸의 죽음 배후에 양자로 들인 문진사가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환향민들을 도운 윤씨부인과 마을 주민들은 환향민을 박해한 살주와 문진사에 대한 처벌을 했다. 살주는 매달아 죽이고, 문진사는 쥐불놀이 속에 넣어 태워 죽인 것. 진묵은 쥐불놀이 중 귀신 분장을 한 허수아비를 매단 마을 사람들을 보며 그간의 사건에 대한 진실을 깨닫게 됐다.
 
한편, 윤씨부인은 옥에 갇힌 보옥과 마지막으로 쥐불놀이를 즐기기 위해 현감에게 부탁했다. 보옥은 청나라 송환을 앞두고 거대한 쥐불놀이 앞에서 귀에 박힌 화살을 빼달라며 청했다. 화살을 뽑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안 윤씨부인과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다.
 
이에 진묵이 보옥의 귀에 꽂힌 화살을 빼주고, 보옥은 너무나도 편안하게 죽어갔다. 윤씨부인은 보옥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하고, 청나라 송환대신 죽음을 택한 보옥의 가슴 아픈 사연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단막극 ‘환향-쥐불놀이’는 환향민들의 아픔을 거대한 쥐불놀이로 승화시키며 시청자들의 잔잔한 호평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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