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미샤, 섣부른 '배후설' 언급은 삼가야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미샤는 문제만 생기면 늘 배후에 누가 있다고 하더라. 도데가 누가 있다는 말인건지 모르겠다."

한 업계 관계자와 대화 중 나온 얘기다. 지난 일들을 보니 정말 문제가 터질 때마다 서영필 미샤(에이블 C&C) 대표는 '배후설'을 자주 언급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이번에 불거진 정윤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서울메트로와의 독점 계약 포기를 종용했다는 문제에 대해서도 "힘있는 어떤 세력이 뒤에 있다고 판단 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서 대표는 '배후'를 지목했다.

3개월 간의 공방 끝에 서울 남부지방법원이 미샤가 신청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종결된 '나이트리페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보랏빛 앰플)'가 발암물질 구설수에 올랐을 때도 "악의적 기사"라고 비난하며 이 때에도 미샤 측은 '배후설'을 제기했다.
 
지난 2월 LG생활건강과 벌였던 광고공방전 때도 이때 미샤가 한 주장은 LG생활건강이 잡지사에 전화를 걸어 미샤 광고를 빼지 않으면 자사 광고 및 외주 인쇄물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샤 측은 "LG생활건강 측에서 해당 잡지사에 중저가 미샤화장품 광고가 백화점에 들어가는 고급 브랜드인 오휘 광고와 같이 들어가는 것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미샤 광고를 빼달라고 했다"는 주장을 했다. 서 대표는 이 글을 자사 커뮤니티 뷰티넷에 '나는 분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로 올렸고,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앞으로 '광고 방해 행위 중단요구' 공문을 보내며 법적 절차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의 주장은 서 대표의 주장과는 달랐다. LG생활건강은 통상 패션잡지는 프리미엄 광고 페이지(목차 이전 페이지)에 수입 고가화장품과 백화점 판매 제품을 싣는 것이 관례인데 해당 잡지사가 이 규칙을 깨고 중저가 화장품브랜드숍 광고를 실은 것을 보고, LG생활건강은 자사의 브랜드숍인 더페이스샵 광고도 실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해당 잡지사는 2월호에 브랜드숍 광고를 모두 배제했는데, 이는 잡지사 담당자 스스로의 판단으로 한 중단이었다. 그러나 미샤는 이같은 상황을 정황상으로 LG생활건강에서 힘을 써 광고가 빠지게 됐다고 결론을 내리고 "자본의 힘을 동원해 협박을 일삼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LG생활건강 측을 억울한 입장으로 만들어 버렸던 것이다. 단지 "그럼 우리도 넣어달라"고 한 것 뿐이었는데 말이다.

이 일의 결론은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무혐의 판결로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끝이 났다. 당시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잡지사 입장에선 고가의 유명 화장품 광고만 넣던 지면에 브랜드숍들의 게재 요청이 쇄도할 경우(LG생활건강의 경우와 같이) 기존 광고 유지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당시 잡지사 측의 입장을 정리했다.

서 대표를 바라보는 이들은 활발한 소셜네트워크(SNS) 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기도 하지만, 그의 거침없는 발언을 두고 "기업 CEO로서 너무 쉽고 가볍게 말을 남발하는 건 아니냐"는 비판이 있기도 하다. 최근 네이처리퍼블릭과 진실 공방과 관련해 서 대표는 네이처리퍼블릭이 무단으로 오픈한 매장이 20여곳이라고 밝혔는데, 한 기자가 16곳으로 잘못 기재한 것을 두고 "내가 무슨 그 따위의 주장을 합니까?"라며 기사를 두고 격한 발언을 페이스북에 적어놓기도 했다. 서 대표가 기사를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 만은 아니었다. 지난 7월 에이블씨엔씨가 90일 간의 국세청 정기세무조사 결과 20억원 정도의 추가 세금이 부과된 일과 관련해 '미샤 성장세 급제동 걸리나?'라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서 대표는 '뭔 이따위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웃어야 겠죠'라며 해당 기사를 조롱하기도 했다.

서 대표의 자유분방한, 또 그의 거친 표현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서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내 페이스북에 내 글을 올리는데 무슨 소리냐"고 말했듯 모든 말과 행동은 본인 자유이고, 본인이 책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배후' 지목에서 LG생활건강과에서 보여졌던 것처럼 민감한 문제인 타기업과의 갈등 사항에 대해 정황상으로 판단을 해 타기업을 신고하며 '협박한 회사'로 만들어 버리는 일이 벌어져선 안된다는 생각인 것이다.

최근의 '흠집내려는 어떤 세력의 모략'의 업체로 알려진 네이쳐리퍼블릭 측도 미샤의 강한 대응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회사 브랜드 이미지도 있고 일일이 대응하면 일이 더 복잡해지고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샤 측의 대응방식 때문에 조심스런 입장임을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불거지는 문제들에 대해 일을 키우는 방식 보단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와 같이 주력 상품 개발로 화장품 브랜드숍 1위를 위한 노력이 더 앞서야 하지 않을까. 고객들은 '싸움구경'이 아닌 그저 '좋은 제품'을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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