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말로만 소비자 보호 외치는 금융위원회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다 고치겠다' 말로는 크게 외쳤지만, 실제로 업무에서 소비자는 들러리일 뿐 소비자 마인드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금융위 보험업법 개정 TF작업반 15명중 12명을 보험업계 관련자로 채워놓고, 각종 위원회에는 전문성 없는 '소비자'를 대표로 세워 놓고 '꿔다 논 보릿자루'로 만들기 일쑤였다.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은 보험업법을 개정하기 위해 '보험업법령 개정 T/F'를 구성하면서 학계, 소비자단체, 업계 등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로 균형 있게 구성한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금융당국 3명, 보험사 및 유관단체 9명, 교수, 변호사, 소비자단체 1명씩 구성해 대부분 업계 관계자로 채웠다.

또 지난달 21일 1차 회의에서 소비자 대표로 참석한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가 업계에 불리한 입장을 취하자, 한차례 회의참석 후 빼버렸다.

당시 이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반대하는 '보험사 대주주자격심사 및 자회사 관련규제 강화와 보험정보관리원 설치'를 적극 지지했다. 이에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또는 대형보험사가 금융위에 입김을 불어넣고, 금융위는 다른 소비자단체의 의견도 듣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전격 교체한 듯 하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후 지난 28일 2차 회의에서 금융위는 예상대로 보험 전문성이 없는 소비자를 세우고, 소비자를 대표했다고 들러리 세웠다. 금융감독원도 수많은 위원회를 운영하면서 금융에 전문성이 없는 소비자 대표를 채워 놓고 말로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소비자단체를 포함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20일에 설치한 금감원의 소비자보호심의위원회도 소비자보호 업무에 대한 학식과 경험을 갖춘 외부 민간위원과 금감원 임원을 동수로 구성하고,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위원장을 외부 민간위원으로 선임했다고 하지만, 금감원의 '소비자중심 주의'의 진정성 보다는 최근 금융소비자보호조직 분리(Twin Peaks) 여론에 대응한 '전시성' 행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권익위 청렴도 꼴찌(최하위 5등급)인 금감원이 최근의 수만명 금융사 담합피해 소비자보상, 상담 및 분쟁처리 등은 애써 외면하고 내부 단속은 등한시 한 채, 외부에 보이기 위한 금융소비자리포트, 금융현장 점검, 찾아가는 상담서비스, 캠퍼스 금융토크 등 외부 행사에 주력해, 이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는 진정성이 없는 전시용 정치성 행사들로 밖에 볼 수 없다.
 
또한,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은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이 지난달초 '은행약관개선요구 공문'을 직접 담당자에게 접수시키고자 방문했지만, 분명히 금융위 업무임에도 '자기네 소관이 아니니 금감원으로 가보라'며 접수를 거부하고 잡상인 취급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강형구 금융국장은 "이후 공문이 금융위 안내 데스크에 전달돼 정식 접수가 됐는지, 처리가 어떻게 되는지 감감무소식이다"며 "이전에 접수한 우편접수 공문도 응신이 전혀없이 묵묵부답이다"고 전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말로만 금융소비자 보호를 외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진정성 있게 매사에 소비자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이상 금융당국이 외치는 금융소비자 보호는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한 헛구호일 뿐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