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수첩] 법원, 태광그룹 회장일가 엄벌해 사법정의 세워라

대법원 양형기준대로라면 형량은 최소 7년에서 11년

김동렬 기자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재벌 총수들의 범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과 사면복권의 영향이 매우 크다.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했는데, 법원은 재벌 총수에게는 경제논리 등의 이유로 지나치게 관대한 솜방망이 판결을 지속했다. 지난 20년간 법원은 재벌총수들의 범죄에 대해 단죄는커녕 특별사면이라는 특혜를 남발했고, 재벌들은 대대손손 경영권까지 세습하면서 범죄를 저질러도 실형을 면하는 무소불위의 특권계급이 됐다.
 
이에, 대법관을 지낸 김영란 前 국민권익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낮은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횡령·배임했던 대기업 총수들을 계속 풀어주고 사면복권해주기 때문이다"며 "판사들 머릿속에는 '대기업 총수에게 중형을 선고하면 회사가 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이제 바뀌어야 한다. 해보지도 않고 왜 맨날 그러는지, 우리나라 양형은 너무 낮고 온정적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경영진의 범죄에 대해서는 엄벌로 다스려 재발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미국의 월드컴 CEO는 110억달러의 분식회계를 저질러 25년의 징역형을 받았고, '미국 최악의 회계부정사건'으로 유명한 엔론社 前 CEO 제프리 스킬링은 24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이 시대적 과제로 등장하면서, 재벌 총수일가의 범죄에 대한 불관용에 대해 새누리당까지도 동의하고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법원도 재벌총수 범죄에 대한 관용을 청산하고 엄벌로 응답해 재벌총수 범죄 근절에 나설 때가 됐다.
 
현재 재벌총수 일가의 범죄에 대해 1심에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 LIG그룹의 구자원 회장 3부자, 2심에는 태광그룹 이호진 前 회장과 모친인 이선애 태광산업 前 상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재판 중이다.

지난 2월 1심에서는 태광그룹 이호진 前 회장과 모친의 실형 및 법정구속을 필두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도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법원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재벌을 실형으로 엄벌한 경우가 없다.
 
이호진 前 회장과 이선애 前 상무는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흑자 회사에서 미래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도 회삿돈을 횡령하고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 또 어린 아들에게 편법상속하기 위해 개인회사를 만들어 일감몰아주기를 했다.

태광그룹은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다는 이유로,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2001년 10월 향후 적자예상 등을 이유로 정리해고를 실시했고, 흥국생명은 2005년 1월 미래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정리해고를 강행해 직원들에게는 살인과 같은 해고를 남발했다.
 
하지만 이호진 前 회장과 이선애 前 상무는 건강을 이유로 보석이나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통해 수감생활을 각각 69일, 60일밖에 하지 않았다.

이들은 오직 대형로펌을 통해 건강 이유를 들며 법원에서 '살려달라'고 읍소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범죄에 대한 사과나 피해자 구제는 안중에도 없다.
 
오히려 이호진 前 회장의 경우 둘째 누나 이재훈씨와 수천억원대로 추정되는 선대 비자금을 놓고 다투는 모양새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이맹희 CJ 명예회장간 상속소송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천민재벌'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법원이 태광그룹 이호진 일가에 대해 엄벌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대법원은 재벌들의 특혜판결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2009년 양형기준을 새롭게 개정했다. 50억원 이상 이득을 얻은 경우는 실형을, 300억원 이상 이득을 얻었다면 최고 징역 11년까지 선고하게 한 것이다.

감경요소로는 △사실상 압력에 의한 소극적 범행가담 △오로지 회사의 이익을 목적으로 함 △임무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등이 있으며, 가중요소에는 △대량 피해자(근로자·주주·채권자 등 포함) 발생 △동종 누범 △횡령 범행 △범행 후 증거은폐 또는 은폐 시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태광그룹 이호진 일가는 감경요수는 없고, 오히려 가중요소만 있다. 누가 봐도 죄질이 좋지 않고, 무엇보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다.

특히 이호진 前 회장은 흥국생명의 일시납계약을 통한 수당을 착복해 지난 2004년 5월 특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저축관련부당행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처벌 이후에도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동종 누범에 해당된다. 따라서 형량은 7~11년 사이에서 정해져야 하는데, 1심은 징역 4년6개월로 오히려 감경해줬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호진 前 회장에게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징역 7년에 벌금 70억원, 이선애 前 상무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70억원을 구형했다. 서울고등법원은 20일 선거공판에서 최소한 검찰의 구형대로 선고할 필요가 있다.

법원은 경제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불법행위를 일삼는 재벌총수들을 범죄 불관용 법안과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라 엄벌함으로써 사법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