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이윤재(78) 피죤 회장이 120억 상당의 회사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3부(김한수 부장검사)는 120억 상당의 회사재산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로 이윤재 피죤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이 수십억원대 비자금 조성에 나선 정황을 포착, 지난 6월 서울 역삼동 피죤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최근까지 임원진 및 이 회장과 이 회장의 장녀 이주연(48) 피죤 부회장을 수차례 불러 조사했다.
검찰 수사 결과, 이 회장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10년여 동안 납품업체와 공사업체에 거래대금과 공사대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거나 허위로 회계처리를 해 회사 내부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같은 방법으로 약 60억5천만원 상당의 회사자금을 횡령해 빼돌린 돈은 개인금고와 계좌에 보관하면서 개인의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피죤의 중국 현지법인인 벽진일용품유한공사의 유상증자 대금으로 사용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벽진일용품유한공사는 생산과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해 발전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음에도 현지 근무자가 국내에 근무하고 있는 것처럼 속여 임금을 지급했고 공장 리모델링 비용도 지원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이 회장이 2007~2009년 중국 현지법인의 인건비 및 공사대금을 대신 지급해 회사에 59억2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도 함께 적용했다.
이 회장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조사했던 이 부회장은 아버지의 지시에 따랐을 뿐 직접 횡령한 돈이 없다며 입건유예 처분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조직 폭력배들을 시켜 이은욱(55) 전 사장을 청부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교사)로 기소돼 지난 2월 징역 10월형을 선고받고 8월 가석방된 지 4개월 만에 다시 법정에 서게 되는 것이다.
검찰은 이 회장을 수사하며 구속여부 등을 검토했으나 빼돌린 회삿돈 일부를 중국법인을 운영하는데 사용하고 또 이 회장의 나이, 건강상태, 혐의를 일부 자백하는 점 등을 고려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를 보니 팔순을 앞두고 있는 이 회장의 처지가 참 딱하기도 하다. 가석방된 지 4개월만에 다시 재판에 넘겨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회장의 경영 행태로 인한 결과이니 본인이 받아야지 어찌하겠나.
피죤의 한 전직 임원은 피죤의 직원들은 피죤을 사랑하지만 오너 일가의 경영방식으로 인해 이 회장 일가의 퇴진이나 타 업체로의 회사 매각이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는 현실적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기기도 했다.
그만큼 이 회장의 경영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인지 2007년 이후 취임한 피죤 대표이사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4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높은 이직률에 대해 헤드헌터 업계도 전례가 없다며 거래를 꺼릴 정도라고 한다.
검찰 수사 결과로 알려진 이 회장의 이같은 분식 회계는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 일가는 회삿돈 횡령을 감추려 장부를 허위로 만들어 분식회계를 상습적으로 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피죤은 이 부회장이 관할 세무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정황이 밝혀져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북인천 세무서 조사·세무 관련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현금 봉투를 전달한 사실이 국세청 자체 감사 과정에서 적발됐다. 금품 수수 사실을 제보 받은 국세청은 감찰팀을 투입, 대대적인 감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연루 공무원들을 내규에 따라 조치했다.
이 금품로비는 지난해 이 회장이 청부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와중에 발생해 충격이 더 컸다. 때문에 이를 두고 생활용품 업계에서는 회사의 존립 불투명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회장에 대한 검찰의 이번 불구속 기소로서 다시 봐야 할 것은 피죤의 '기업문화'가 아닐까 한다. 회사 재산을 빼돌려 개인금고와 계좌에 보관하면서 주식에 투자했다는 것으로 봤을 때 전 임원의 말처럼 어쩌면 타 업체로의 회사 매각이 피죤을 사랑하는 직원들을 위해, 그리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해결책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회장 일가가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이 이번 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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