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최근 화장품전문점협회가 화장품 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포함시키려 했던 것을 포기했다. 전문점협회는 아모레퍼시픽에 대기업 전용제품 출시를 요구했으나 아모레퍼시픽은 전용 브랜드 제품을 생산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사 브랜드숍 '아리따움'의 영업권 보호를 내세우며 전용 브랜드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전문점협회는 이같은 상황에서 적합업종 선정에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하에 신청을 포기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전문점협회는 화장품 대기업들이 종합전문점에 제품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경영상의 문제가 생긴 만큼 아모레퍼시픽 등이 전문점을 위한 전용브랜드 제품을 출시하고 그에 맞는 별도의 영업정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었다. 대기업들이 제품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며 야기된 일반 전문점의 영업애로를 해소하고 고객의 구매편의를 향상시킨다는 취지였다.
이에 동반성장위원회도 전문점협회는 물론 대기업 및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다각적으로 청취하고 산업 전반에 걸친 리서치를 진행하는 등 적합업종 지정과 관련한 타당성 검토 작업을 벌였고 유통가의 관심도 고조됐었다.
업계도 전문점협회의 주장이 그대로 관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논의해 보자는 말 조차 없었다. 상생 보다는 가맹점인 아리따움의 영업권 보호가 우선이었던 것이다. 이에 전문점협회는 조금의 희망도 갖을 수 없었다.
또 동반위의 용역을 받아 화장품 소매업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했던 중소기업연구원은 전용브랜드 출시와 관련해 "단순히 전문점 전용 브랜드를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를 홍보하고 육성하기 위해 해당 기업이 투자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한 바 있는데, 결국 아모레퍼시픽은 이 의지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점협회는 지난해 8월 동반위가 각 중소기업자단체들을 대상으로 신청접수를 받을 당시 화장품 소매업 분야 대표 단체로 준비에 착수했다. 전문점협회 측은 당시 "화장품전문점 경영주들 역시 영세 소상공인으로서 대기업들이 잇따라 화장품 소매 분야에까지 진출함으로써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화장품 소매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상생의 길이 열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문점협회는 화장품 소매업 분야에 대기업과 소상공인 간 공생발전을 위한 협력 및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대기업들이 이미 활발히 진출해 화장품 소매 분야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철수와 같은 강경 조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것이었다.
브랜드 인지도 및 광고 모델의 활동 여부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화장품 유통 시장 특성상 투자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들과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또한 대기업들이 압도적인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수년 전부터 자사의 프랜차이즈 혹은 파트너 매장을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전문점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전문점협회는 합리적인 방법으로서 프랜차이즈를 시장에서 철수시키는 것은 현실성이 없으니, 대기업들이 전문점에만 공급할 별도의 브랜드를 내놓는 것을 제시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전문점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는 방안을 포함해 찾아보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20년까지 자사를 세계 7대 화장품 회사로 만들겠다를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모레퍼시픽은 대기업들이 제품공급을 포함한 영업정책 변화를 통해 전문점과의 상생을 실천하면 점점 더 치열해지는 해외기업과의 경쟁에 있어 막강한 우군을 확보하는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길을 포기했다. 일본 1등 화장품기업인 '시세이도'가 전국의 화장품판매자조합연합회(CRC)를 통해 전문점용 브랜드인 '기료(KIRYO)'를 만들어 독점 공급하면서 상생을 실천했던 것과 같은 요구가 아모레퍼시픽에겐 어려운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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