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최근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공약 중 금산분리 강화를 위한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제한 규정을 둘러싸고 그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박 당선인의 공약집에는 금산분리 강화와 관련해 금융·보험회사 보유 비금융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 상한을 단독금융회사 기준으로 향후 5년간 단계적으로 5%까지 강화하겠다고 나와 있는데, '단독금융회사 기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새누리당이 단독금융회사 기준이라는 문구를 포함한 것 자체가 금산분리 강화에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제안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금산분리 강화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지적이다.
작년 새누리당은 금산분리 강화 정책을 대선공약으로 추진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은 작년 8월말 금산분리 규제 강화와 관련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한도를 4% 이하로 제한해 2009년 은행법 및 금융지주회사법 개정 이전 상태로 원상복귀 ▲2009년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으로 허용된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자회사 소유와 대칭적으로 공정거래법에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소유를 허용하되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의무화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을 현행보다 축소하는 것을 제안했다.
특히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과 관련, 현행 공정거래법 제11조(금융회사 또는 보험회사의 의결권 제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로서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원칙적으로 계열회사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임원의 선·해임, 정관변경, 합병·영업양도 등 이른바 경영권 변동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내부지분율 15%까지만 의결권 행사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대폭 축소해 금산분리의 원칙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작년 9월26일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사이의 출자 등 자본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허용하고, 금융·보험회사의 의결권 행사 한도를 현행 내부지분율 15%에서 5%로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이는 경실모 제5호 법안이 됐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기간 중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정책 추진과 관련해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박근혜 당선인 간의 기존 순환출자분 해소와 관련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후 정책의 방향은 경제민주화와 경제성장의 '투트랙' 전략으로 선회했다.
그 결과 작년 11월16일 박근혜 후보가 발표한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의 상당수는 경실모를 통해 국민행복추진위원회에서 추진하던 제안을 대폭 손질한 채로 발표되기에 이른다.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방안도 그 중 하나다.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한 금융·보험회사 의결권 제한 축소 방안은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으로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이 삼성그룹인데, 박근혜 당선인 공약대로 '단독금융회사 기준'을 추가해 5%로 의결권이 제한되는 것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삼성전자의 지분을 7.5% 보유한 삼성생명의 의결권만 5%로 축소되고 삼성화재(1.3%) 등의 의결권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 11조는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를 내부지분율 15%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예를들어 현재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과 삼성물산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8.9%,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8.8%를 합산하면 내부지분율이 17.7%에 이르지만 15%까지만 삼성전자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나머지 2.7%의 의결권은 제한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적용할 경우 삼성생명의 의결권만 2.5%p(7.5% 중 5%만 허용) 축소되는데, 이는 오히려 삼성생명의 의결권을 0.2%p 더 인정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을 금융회사 전체로 묶어 5%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다. 현행 공정거래법 제11조 제3호 단서의 '100분의 15'를 단순히 '100분의 5'로 한다면 이는 상당한 수준의 금산분리 강화 방안이 될 수 있지만, 특수관계인을 포함하지 않은 단순한 금융·보험회사 지분의 합산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금산분리 강화라는 공약이 제안됐다면, 실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추진되어야 함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현행법에 없던 '단독금융회사' 또는 금융회사 전체로 묶어 5%로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금산분리 강화 정책이라 할 수 없다.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는 경실모에서 제안했던 금산분리 강화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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