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자는 2006년부터 6년간 매달 400만~500만원씩 지급되는 특경비를 개인 계좌에 넣고 유학자금과 카드값, 보험료 등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물론 개인 돈도 섞여있어 정확한 금액을 알 수 없지만 재판활동 보조비로만 써야할 국고가 개인 생활비로 일부 충당된 것은 확인되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명백한 공금 횡령이라고 주장하며 자진사퇴를 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심각한 것은 공금횡령 문제가 이 후보자 개인에 국한된 것일까 하는 것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특경비의 87%가 현금 형태로 지출되고 증빙도 갖추지 못했다는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민들의 콩나물 장바구니 사정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팍팍한데 공사를 구분치 못하는 고위공직자들의 부도덕한 처신에 대해 지금 국민들은 ‘끼리끼리 한통속들인데 별꼴들이야’라며 질의하는 의원들에게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후보자처럼 특경비를 지원받는 정부 고위 공직자들 중엔 대법관과 헌법재판관, 감사위원, 정부의 각종 위원회 위원장들과 함께 국회 상임위원장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범부’ 이상의 ‘도덕적 잣대’가 요구되는 동시에 ‘권한’도 부여되는 소위 방귀깨나 끼는 지체 높으신 나랏님들 일색이다.
이들 중 일부는 헌법상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고 그간 감사와 감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각지대인 점을 이용하여 공금을 개인 현금자동출납기로 여기고 떡고물 주무른 것 같아 불쾌하기 까지 하다.
통상 특경비는 개인별 정액 지급이 가능하고 증빙이 필요없어 비서들이 장부에 대충 수기로 기재해 사용하는 것이 관행이며 상관 몇사람만 아는 성역이었다. 부하직원들도 특경비를 잘 다뤄야 윗사람들로부터 총애를 받고 비서실이나 사무처 자리가 온전히 유지됐던 셈이다. 상하관계의 이런 부패 먹이사슬로 인해 관가에선 특경비의 콩나물 전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닐성 싶다. 단지 공직사회 전 부처가 아니길 기도할 뿐이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7년 특경비 4억 6천만 원을 아무 증빙 없이 사용하다 감사원에 덜미가 잡혔고, 대법원도 2007년 55억 원의 특경비를 용도외로 썼다가 2010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았다. 이를 두고 이은재 의원은 2010년 국회 법사위에서 “마치 건설사의 비자금 조성 수법과 똑같이 법원장들에게 1,000만원씩 고등부장들에게 100만원씩 지급됐다”고 밝혔을 정도다.
더 웃기는 것은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2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자료>에 따르면 감사원마저 감사위원 6명 전원에게 매달 50만원씩 특경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예산 편성을 했다가 국회에서 시정을 받았다. 감사위원은 차관급으로 정무직에 해당되어 특경비를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감사원도 특경비에 자유롭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국민적 관심사로 논란이 눈덩이처럼 불거지자 예산담당 부서인 기획재정부가 특경비의 규모와 실태 파악에 슬그머니 나설 태세다. 하지만 한달여 남은 현 정권에서 헌법기관인 감사원과 헌재, 대법원, 국회 등 최고 권력기관들을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지 의문이 앞선다.
올해 정부 50개 부처에 6500억원이 책정된 특경비는 수사나 감사, 예산, 조사, 소방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에게 업무상 필요한 곳에 쓰라고 주는 돈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물론 적재적소에 용도대로 썼는데도 부족하다면 더 늘려야 하는 것이 국민적 정서다. 문제는 용도외로 쓴 부처가 있기 때문에 멀쩡한 부처까지 도매급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이다.
특경비와 비슷한 예산이 특수활동비다. 특경비와 달리 집행에 특별한 제한이 없어 매년 국회 예결산 심의에서 투명성 논란을 자주 빚는데 올해만도 자그만치 8500억원에 이른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특경비와 특수활동비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과 함께 콩나물로 전용한 고위 공직자들은 공금 횡령죄로 검찰 고발과 함께 관가에서 영원히 떠나게 해야 한다.
더 놀라운 것은 특경비를 쌈짓돈으로 전용했는지 감사해야할 감사원마저 지침을 위반한 상태라는 것이다. 또한 4대강 감사원 감사에 대해 총리실이 MB정부 임기안에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다. 검증 대상이 검증 주체를 자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정권말에 벌어졌다. 2011년 1차 감사결과 당시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감사원장이 지금의 김황식 총리라며 검증을 두고 부처간 갈등으로 번지더니 이젠 정치권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이제 국민들은 알고 싶다. 4대강과 특경비 진실이 무엇인지 말이다. 5천만명이 한끼(300원) 콩나물 국을 끓여 먹는 다면 얼추 150억원이 소요된다. 새 정부는 43일간 전 국민이 매일 한끼 씩 먹을 수 있는 콩나물 전용 특경비를 당장 점검해야 한다. 더 나아가 특수활동비를 비롯해 불요불급한 예산은 없는지 정권 초기에 파헤쳐서 일자리 창출과 복지예산에 전용해야 한다. 요즘같은 불황기에 발상의 전환인 퍼플오션 전략이 필요하다. 박근혜 당선인이 언급한 지하경제 양성화와 함께 말이다.
지금 민생경제는 겨울날씨만큼 꽁꽁 얼어 붙어 있다. 김용준 지명자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특경비에 대한 질의에 "확인해보지 않아 알지 못하겠다"며 답변을 비켜갔다.
새 정부에선 부패한 고위공직자들에게 말보다 추상같은 본때를 행동으로 보여줄 강단있는 대통령과 법과 원칙이 살아있는 김용준 내각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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