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상장사의 지분을 다수 손에 쥐고 있어 국민연금의 태도 변화에 주목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근 동아제약의 회사 분할에 제동을 걸면서 앞으로 다른 기업의 사안에서도 의결권 행사에 더욱 과감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더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작년부터 의결권 행사를 보다 적극화했다.
또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반대 비율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최근 5년간 국민연금 의결권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를 행사한 비율은 5.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7%로 치솟았다. 5년 간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기업 주총 안건은 총 2565개(기업 수로는 641곳)로 이중 찬성 비율은 82.84%(2125개), 반대는 17.00%(436개), 기권은 0.16%(4개)였다.
안건별로 보면 지난해 반대한 행사는 정관변경에 관한 것이 291건(66.7%)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사 및 감사 선임 등 기업 경영현안에 대해서도 123건(28.2%) 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향이 더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의 이런 추세에 대해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은 환영하고 있다.
경제민주화 흐름과 소액주주 차원에서 볼 때,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의결권 참여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국민의 투표권 행사와 마찬가지로 당연한 행위라고 말한다.
반면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강화되면서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인 기업들은 중요한 경영 사항을 결정할 때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작년 11월 기준 222개다.
때문에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공공 영역의 자금으로 의결권을 지나치게 행사하게 되면 기업의 경영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오너십을 부정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결과로 이어지기 일쑤라고 보는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무작정 강화하면 자칫 '연금사회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의 구성원 대부분이 장차관 등 정부 측 인사들로 돼 있어 의결권 행사를 사실상 정부가 주무르는 구조인 만큼 관치 경영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주장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으로 볼 때 정부의 이해가 아닌 주주가치 보호라는 대명제를 지킬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또 국민의 대리인인 국민연금이 국민에게 아무런 의사도 묻지 않고 특정한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의결권을 언제, 어느 범위까지 행사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막대한 기금을 바탕으로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는 국민연금. 불특정 다수가 가입돼 있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 독립성을 가져야 할 것이며, 기금의 목적에 맞게 가입자의 이득을 최우선으로 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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