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허니문이 총리인선보다 급하다

5년간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더 중하다

박근혜 당선인이 이번주 비서실장을 뽑고 그에게 내각 후보군 현미경 검증을 맡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초 여야는 오는 14일과 26일 각각 정부조직법개정안과 총리 인준안 처리를 합의한 상태였지만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20일간의 청문회 기간을 감안하면 인준안은 새 정부 출범이후 3월로 순연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현 김황식 총리에게 신임 장관 제청권을 부탁하지 않는 한 박근혜 당선인의 첫 국무회의는 이명박 정부 각료들로 채워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 낙마가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운영에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순풍에 돛 단 듯이 쌈박하게 출범하고 싶은 박당선인과 새누리당으로선 총리와 각료 인선은 당분간 골칫거리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우리 국민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이어서 슬프다. 역대 청문회 과정에서 병역특혜와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재산 축소, 논문 표절 시비가 총리와 장관 후보들을 괴롭히며 수없이 낙마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국민 눈높이를 못 넘는 인물로 이뤄진 국정 운영 ‘인재풀’이다. 왜 청문회때만 되면 불거지고 낙마사태가 반복될까. 단적으로 집권세력이 인재를 두루 찾아 기용하지 않으려는 반증이다. 우리 사회에는 위장전입이나 부동산 투기 등에 담쌓놓고 사는 청백리들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통령 당선 다음날 첫 인사말을 통해 “지역과 성별과 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하여 국민 행복과 100퍼센트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꿈이자 소망”이라고 한 대탕평책 공약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국민들은 금번 첫 총리와 각료 인선에서 도토리 키재기식 인재풀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인재들이 널리 등용되는 것을 보고싶다.

그렇게 하는 것이 ‘깜깜이’와 ‘밀실’ 인사 의혹을 해소시키는 지름길이다.

조선 영조는 탕평비에 ‘남과 두루 친하되 편당을 가르지 않는 것이 군자의 마음이요, 편당만 짓고 남과 두루 친하지 못하는 것이 소인배의 사사로운 마음이다’라고 친필로 새겼다.

새누리당도 박 당선인의 의중과 눈치만 살펴 시간에 급급하면서 ‘총리 인선’을 후다닥 해치우려는 소인배 행동을 벗어나서 야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래야 구정후 있을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순조로운 국회 처리가 가능하고 대선후 소원했던 '허니문'도 복원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 관료들을 급히 교체하는 것보다 향후 5년간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더 중차대하기 때문이다. 명분보다 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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