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박당선인 신뢰구축에 세계가 주목한다

신축적 상호주의가 북한핵 억지를 억지(抑止)한다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어제 핵실험을 강행했다. 2006년과 2009년에 이어 세 번째로 향후 한반도의 지역정세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제로’ 형국이 됐다. 그간 남북 정상회담 같은 이벤트로 북핵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려는 진영(陣營) 논리가 얼마나 무모했는 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조선중앙통신은 "핵실험에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다종화된 핵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발표해 기존 플루토늄 방식이 아닌 고농축 우라늄(HEU)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북한의 3차 핵실험 의도도 과거처럼 자명하다. 내부적으로 불안한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미국과 양자 담판에 나서겠다는 속셈이다. 이제 유일 지배체제가 붕괴되지 않는 한 북핵 문제 해결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로써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공약이 출범도 하기전에 중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박 당선인은 "새 정부는 강력한 억제력을 토대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며 3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했다.

박 당선인의 북핵문제에 대한 복안은 억지(抑止)를 바탕으로 협상의 다각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이다. 환언하면, ‘채찍과 당근’을 구사하는 상호주의(相互主義, reciprocity)에 입각하여 경제적 지원을 조건으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줄이는 전략적 접근 방안이다. 원래 상호주의란 국가간에 등가(等價)인 것을 교환하거나 동일한 행동을 취하는 주의로 외교의 기본적인 원리의 하나다.

이제 우리는 북한의 핵 보유 자체가 세습체제의 근간이자 대미·대남 전략의 핵심이라는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부터 남북 평화공존을 모색해야 된다. 과거에 일방적으로 퍼준 ‘포괄적 상호주의’로는 북한의 잘못된 버릇을 고칠 수 없어 더 이상은 안된다. 대북제재나 강경책을 구사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도록 양동작전을 펼쳐야 한다. 상황에 맞는 신축적(탄력적) 상호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12일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해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며, 정부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공조하여 대북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국회차원의 초당적 대처로 시의 적절했다.

향후 남북관계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포괄적 상호주의’와 이명박 정부의 ‘비탄력적 상호주의’ 일변도를 벗어나 사안에 따라 탄력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상호주의 접근 방안이다.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없고 초당적 대처와 강력한 리더십만이 필요하다. 그런 기틀위에서 구사되는 신축적 상호주의가 매번 채찍을 역선택하는 북한핵 억지를 억지(抑止)한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인도적 대북지원은 중단없이 진행돼야 하는 전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나라에서 새 정부가 추진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또다른 이유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