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세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석 달째 1%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장바구니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아 ‘봄은 왔지만 봄을 만끽하지 못하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같이 치솟는 물가는 끝났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서민 경제를 옥죄고 있다.
어디 춘래불사춘이 이뿐이랴. 박근혜 정부 출범일이 25일로 코앞에 다가왔지만 아직 정권 교체의 달콤한 봄을 제대로 못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근혜 정권의 창출을 위해 벌떼같이 모여들었지만 아직 번듯한 자리하나 차지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인수위가 있는 삼청동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그들에게 5년전 봄처럼 춘래불사춘을 느끼는 것은 남다를 것 같다. 인사 하마평 기사를 아무리 훑어도 본인 이름은 없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들과 주변 구관(舊官)들 일색이다.
특히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지난해 년말 언급한 ‘인수위 출세가도 징검다리 불가론’마저 정반대로 가고 있어 정권교체기의 단맛을 쫓은 이들의 복창이 터질 것이다.
◆ 오점으로 생긴 춘래불사춘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에는 양귀비, 서시, 초선과 함께 중국 4대 미인중 하나로 꼽히는 왕소군(王昭君)에 대한 일화가 담겨있다. 중국 한나라 원제 때 왕소군(王昭君)이 후궁이 되어 입궁했다. 황제는 화공(畵工)이 그린 화첩에서 후궁을 골라 불러들이자 후궁들이 화공 모연수에게 예쁘게 그려달라고 뇌물을 바쳤다. 그러나 집안이 가난한 왕소군은 뇌물을 주지 않았고 모연수는 그녀를 추녀로 그리고 얼굴에 점까지 찍었다.
결국 황제는 왕소군을 곁에 두지 않았고 흉노족의 선우 호한야(胡韓耶)가 한나라의 여자를 왕비로 삼기를 청하자, 추녀로 잘못알고 있었던 왕소군을 보내기로 했다. 황제가 흉노로 떠나는 왕소군을 보게되자 미모에 격노하여 모연수를 참수했다.
후대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 )가 왕소군의 심정을 대변해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라며 빗댔다.
화룡점정(畵龍點睛) 용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찍어 넣다. 즉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을 마무리함으로써 일을 완벽하게 마친다는 뜻이다. 과거나 현재나 점하나에 울고 웃는 세상이다.
◆ 48%를 위한 승자의 아량이 지지율 끌어 올려
정권 출범기인 봄에 시절을 쫓아 건장한 꽃을 피우고 나비가 날아 들어야 꿀을 만들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데 지금까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각료 인선 스타일을 보면 대탕평 측면에서 다소 거리가 멀다. 남은 부처장관 인선과 정책추진 과정에서 탕평책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걱정이 앞서는 것은 왜일까.
어찌됐든 국운을 좌우할 대화합을 위해서도 박 당선인은 장관뿐만 아니라 실·국장까지 출신 지역을 안배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하는 것이 ‘소통’과 ‘통합’이 시대적 화두인 요즘 48%를 향한 52% 승자의 아량일 것이며 48%로 급락한 박당선인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것이다. 또한 박 당선인이 강조한 대탕평 인사 공약에 부합하는 길이며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국정운영의 초석이 되는 거다.
아직 정권 출범전이고 5년이라는 창창한 시간이 있는 데 너무 성급한 주문 아니냐는 의견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첫 출발이 좋아야 안정감 있게 하프를 돌아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과 달리 첫 여성 대통령으로 대통합 대통령에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며 산적한 문제들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이 한반도를 격랑속으로 몰아 붙이고 있고 양극화와 소득불균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활개치고 있는 권력형 비리와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재벌 총수들의 연이은 법정구속 사태가 가뜩이나 얼어붙은 민생경제를 움츠리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김용준 국무총리 사퇴 파동에 이어 새 정부 초기에 인사 파동 국면을 맞는 다면 우리가 갈길이 너무 멀다. 봄을 못느끼는 이들이 많을수록 5년이 불안하다. 화룡점정인 대탕평 인사가 ‘박근혜 정부’를 결정한다. 인사가 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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