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쌍용건설이 채권단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04년 10월 워크아웃에서 탈출해 정상화된 지 9년 만이다. 쌍용건설은 오는 28일까지 돌아오는 600억 원 가량의 전자어음과 채권 등을 막을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워크아웃 신청을 통해 부채 상환을 연기하는 등의 조치를 할 방침이다.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결정하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대가로 출자 전환이나 추가 자금지원 등 회생 방안이 마련되게 된다.
관심사는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채권단이 받아들일지 여부다.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채권단의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일부 채권단은 워크아웃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법원에서 법정관리를 기각하게 되면 파산위기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렇게 된다면 업계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치게 된다.
현재 최대주주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예금보험공사로 바뀌었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쌍용건설 보유지분을 추가로 떠안게 된 채권금융기관은 캠코에 "보유 중인 700억 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 ABCP를 출자전환하라"며 자금지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캠코는 채권단이 먼저 성의를 보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책임을 안지겠다는 사람 밖에 없는 모습이다. 남탓만 하고 있는 이같은 상황 속에서 귀에 들어온 말은 지난해 국회 토론회에서의 쌍용건설 노조위원장의 발언 내용이었다.
그 내용은 이와 같았다.
"언론에서 21세기 피사의 사탑이라고 하는 싱가포르의 마리아 베이 샌즈 호텔 사진을 한 번씩은 본 적 있을 것이다. 현장을 방문했을 때 충격적인 얘기를 택시기사에게 들었다. 택시기사에게 저 호텔을 보며 싱가포르 시민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었더니 대단하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 기사가 충격적인 얘기를 했는데, 자신은 노예를 데려다가 일을 시키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3교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고 고생했던 직원들이 쌍용건설 직원들이다. 언론은 쌍용건설이 지은 21세기의 피사의 사탑만을 조명했지, 단 한 시간도 쉬지 못하면서 노예처럼 일했던 노동자들을 어느 언론도 조명하지 않았다."
'쌍용건설 직원들의 눈물겨울 회사살리기'와 같은 내용의 기사가 보일 때가 많다. 임직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월급을 반납하는 건 물론 저금을 해약하고 대출을 받아 자사 발행 어음을 매입하는 등의 자발적 희생으로 숱한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왔다.
그러나 책임을 져야할 곳이 책임이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거기에다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캠코는 부실 관리 책임문제에 있어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캠코는 채권단에 책임 전가를 하고 있고 또 앞서 지난 21일 경영 책임을 물어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에게 해임을 요구했다.
물론 쌍용건설 노조의 주장대로 부실에 대한 책임에 있어서 쌍용건설 경영진이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잘못은 쌍용건설 경영진이고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책임 떠넘기기가 아닐 수 없다.
현재 1천200여 명의 쌍용건설 직원들과 1천400여 개의 협력업체의 존립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 쌍용건설은 다음 달 말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증시에서도 퇴출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 책임 떠넘기는 모습 밖에 보이지 않고 있다.
대주주로서의 권리는 행사했으면서 책임이 없다고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무책임한 행동이다. 누가봐도 그렇다. 소통하지 않는 경영으로 막다른 골목으로 직원들을 몰아 넣은 경영진 또한 깊이 반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쌍용건설 정상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21세기의 피사의 사탑'을 만든 건설사를 가진 나라란 이면에 있었던 쌍용건설 직원들의 수고와 고통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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