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개정안 타결… 금융감독원 쌍봉형 전환 탄력
금융소비자보호-금융사 건전성 감독 기능 분리 탄력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금융감독체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된 사안으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영업행위 감독과 금융회사의 적정한 이익을 유지하는 건전성 감독을 금융감독원이라는 한 기구 안에 두는 것은 이해상충의 문제가 있다며 두 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특히 `저축은행 사태' 등에서 보듯 양 기능이 한 기구에 있다가 보면 자칫 소비자보호에 소홀해질 수 있어 금융회사에 맞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기구를 분리·독립해야 한다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었었다.
17일 정부조직개편 합의사항에 따르면, 여야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관해 정부가 올해 상반기 중 계획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금감원 산하에 소비자보호 기능을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두고 있지만 수석부원장이 처장을 겸직하고 있어 분리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감원은 쌍봉형 모델로 전환하려면 5년간 1조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든다며 반대하고 있어 비용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낙관이다.
또 쌍봉형 체제에서는 양 기구간 책임과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정보교류가 되지 않아 오히려 더 큰 금융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쌍봉형 체제를 도입한 호주에서 2001년 보험사 HIH가 파산해 53억달러의 손해를 끼쳤다.
이번 여야 합의 때 민주당의 요구로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안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들어가게 됐지만, '금융소비자보호원 신설 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금융감독체계 개편'이라고 다소 추상적으로 표현돼 금융소비자보호원의 구체적인 위상은 6월까지 정부안이 나와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에 금융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온도 차이를 보였다.
쌍봉형 체제에 찬성하는 금융위원회 측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기구 설립은 김석동 전(前) 금융위원장 시절부터 추진해왔던 것이어서 여야가 합의한 방향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법은 합의내용 등을 좀 더 살펴보고 어떻게 짜나가는 것이 좋을지 논의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여야 합의로 주문한 게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파악해야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다"며 자세한 언급을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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