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뒷북친 검찰 압수수색 특검하자

론스타 특검해야 이반된 민심 돌린다

검찰이 어제 외환은행 본점과 윤용로 행장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전산 조작해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은행 경영진들의 조직적 지시 의혹과 관련 자료들을 확보키 위해서다. 대형 시중은행이 금리 조작으로 검찰수사를 받기는 매우 드문 일로 압수수색 뒷배경이 의혹투성이다.

금번 압수수색은 금융감독원(금감원)의 고발로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전산자료와 대출기업 명단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적이다.

당초 수사권이 없는 금감원은 윤 행장이 개입한 혐의를 찾지 못해 징계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윤 행장도 검찰 수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앞서 금감원은 외환은행이 부당이득 올린 181억원을 중소기업들에게 되돌려 주도록 선조치하고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징계했다. 금감원은 통상 검사결과를 토대로 행정 제재를 하는 게 관행인데 이번 사건은 규모가 크고 죄질이 매우 불량해 검찰 고발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외환은행 홍보부는 "방문한 것이지 압수수색이 아니다"라고 거짓 해명을 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이번 수사대상에 오른 외환은행 대출은 2006년 6월부터 2012년 9월 전국 290여개 지점에서 지난 6년여간 중소기업 3천여 곳에 6천건 넘게 대출한 것들이다. 그 수법은 영악하고 추악했다. 막가파 금융막장 그 자체였다. 대출 만기 전에 가산금리를 약정금리보다 높게 악의적으로 누적하여 전산 입력한 것으로 영세 중소기업들은 알턱이 없다. 은행 내규와 절차를 깡그리 무시하고 대출 1건당 평균 3백만원, 중소기업 업체당 평균 6백만원씩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인데 본점 차원의 지시가 아니면 도저히 일어 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눈여겨 볼 대목은 대출기한과 검찰 압수수색의 시기다.

론스타는 2003년 9월 외환은행을 인수해 2012년 1월까지 산업자본인데도 대주주 행세를 하며 외환은행 주식 51%를 불법 점유했다. 원래 은행법에서는 산업자본인 론스타에게는 4% 의결권만 주어진다.

론스타는 2007년 4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매년 1회씩 5회에 걸쳐 1조1,356억원의 정기 배당금을 받아갔다. 하지만 성이 안차자 급기야 규정에도 없는 중간 배당을 생각해 금융당국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2010년 8월 329억원, 11월 444억원, 2011년 7월 4,969억원 등 3회의 중간 배당금 5,742억원을 챙기는 등 총 8차례에 걸쳐 현금 배당을 한 금액이 무려 1조7,098억원에 이른다.

론스타가 그간 챙긴 배당금의 일부는 3천여 영세 중소기업들의 피눈물나는 대출이자로 충당한 셈이다. 규정을 무시하고 오로지 론스타의 고액배당을 위해 대출이자를 제멋대로 올렸고 중소기업들은 그저 론스타에 CD기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제 중소기업은행장 출신인 윤용로 행장은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을 것이다.

다음은 금감원의 늑장 고발과 함께 사전에 짜맞추기식 검찰의 게걸음 수사 의혹이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19일은 지난 15일 외환은행 주주총회에서 외환은행 주식 상장 폐지 결의와 18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종료된 다음날이다.

누가봐도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외환은행 주총 이전에 검찰이 압수수색을 했다면 상황은 180도 완전히 달라진다. 외환은행 주총에서 상장폐지와 신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과연 제대로 진행됐을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간 검찰은 시민단체들이 2011년부터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것을 밝히고 수차례에 걸쳐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관련자들을 고발했음에도 2년이상 수사하지 않았다. 그러던 검찰이 론스타가 한국을 떠나고 시끄럽던 외환은행의 주식 상장폐지도 결의되고 김석동 위원장 후임으로 신 내정자 청문회가 끝난 다음날 느닷없이 압수수색하고 나섰다.

검찰이 2011년도에 산업자본 초동 수사를 청와대 눈치를 보지 않고 나섰다면 2011년도 론스타 배당금 7,766억과 2012년 하나금융 지주에 매각한 4조원대의 천문학적인 금액을 막을 수 있었다. 물론 2조5천억원대의 ISD 투자자 국가소송은 거론조차 될 수 없었다.  

어찌됐든 지난 13일자 사설(한국판 ‘국회 콘클라베’ 보고싶다)에서도 언급하였듯이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은행을 지배할 수 있는 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과 외환은행 주식 상장폐지는 즉각 취소돼야 한다. 두가지 이유에서다.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당시 산업자본이었으며 또하나는 하나은행의 하나고 무상지원 행위가 은행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외환은행은 장물이기 때문에 원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상식이며 글로벌 스탠더드다. 어느 누구에게도 외환은행을 합병하거나 외환은행 주식을 상장폐지하는 권한이 없고 주인인 국민에게만 있다.

이제 국회는 검찰이 늑장 수사를 하고 있는 론스타의 산업자본과 금감원이 미적거리고 있는 하나금융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해 지체없이 특검을 통해 밝힐 것을 거듭 촉구한다.

지금 국민들은 검찰이 지난 2006년 이어 2번째 이뤄진 금번 외환은행 본점 압수수색에 대해 청와대의 사전 묵인하에 이뤄진 것은 아닌지 의아해 하고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2006년에 검찰 압수수색은 산업자본 수사를 의도적으로 회피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의 지시가 아니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연장선에서 이번에 뒷북친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달리 해석할 수 없다.

이제 검찰의 일방적인 론스타와 하나금융 지주의 봐주기 수사는 특검을 통해 밝힐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법과 원칙을 공약으로 내세운 박근혜 정부는 론스타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서는 부패 공직자 척결과 관료주의 타파를 아무리 외쳐본들 론스타로 이반된 민심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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