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인삼공사 '정관장' 6년근, 4·5년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삼공사 고가 정책이 홍상 제품의 가격대 전반적으로 높게 만들어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인삼공사에서 6년근, 6년근 하니까 자동적으로 국민들이 6년근을 선호하게 됐고, 6년근이 아닌 다른 삼은 가짜처럼 느껴지게 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관련 업계 연합회의 한 회장의 발언이다. KGC인삼공사(인삼공사)의 브랜드 '정관장'. 고객들은 보통 6년근 홍삼을 선호하고 있다. 홍삼 시장에서 만큼은 유독 6년근 수삼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삼공사 자사가 홍보하는 것을 봐도 '최고등급 6년근 홍삼'이라며 6년근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가격대를 보면 20만 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6년근 홍삼의 뿌리삼 가운데 최고 등급인 천삼을 농축해 만들었다는 '천(天)세트'의 경우는 무려 42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먹기도, 선물하기도 힘든 금액이다.

이 비싼 홍삼을 왜 사서 먹을까. 우선 홍삼은 면역력을 살려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혈압이나 혈당 조절, 항암 효과 등에 좋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이 비싼 가격에 대해 소비자들은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다. 정보를 구하기 또한 쉽지가 않다.

인삼은 크게 밭에서 캐낸 수삼과 수삼을 쪄서 건조한 홍삼, 찌지 않고 건조한 백삼 이렇게 3가지로 나뉜다. 수삼은 보통 4년근이나 5년근의 소비 비중이 높다. 홍삼은 뿌리삼을 그대로 쪄낸 홍삼 원삼 제품과 농축액이나 음료로 변신시킨 가공 제품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홍삼 시장에서 만큼은 유독 6년근 수삼을 이용한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4, 5년근 홍삼도 있는데 말이다. 특히 인삼공사는 6년근 홍삼 제품만을 출시하고 있다. 제품 가격 역시 가장 높다. 문제는 인삼공사의 이같은 고가 정책이 홍삼 제품의 가격대를 전반적으로 높게 만들어 버린다는 데 있다. 인삼공사의 고가정책에 경쟁업체나 소비자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거 2004년에 이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연구·분석 결과 홍삼의 약효성분을 대표하는 지표물질인 사포닌, 이른바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4년근과 5년, 6년이 큰 차이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금산·음성·진안·홍천·강화·풍기 등 전국 6개 산지 수삼의 연근별 조사포닌과 총사포닌 함량 분석 결과 4년근이 1.2583%, 0.9567%로 가장 많았고, 5년근(1.1133%, 0.7783%), 6년근(0.9560%, 0.7660%) 순이었다. 진세노사이드의 경우 껍질 부분에 많고 6년근은 4년근에 비해 크기만 다소 커질 뿐이라는 것이었다. 홍삼 가공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인삼의 외관보다는 사포닌 함량과 같은 기능성이 더욱 중요한 요소라는 것.

세명대 한방식품영양학 고성권 교수는 "실험을 통해 성분의 함량을 분석해 보면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본삼류 즉 뿌리삼에서는 존재할 수 있지만 인삼 제품에 있어서 연근의 구분은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정부기관이 펴낸 보고서에도 이와 같은 사실은 명확히 기재 돼 있다. 지난 2003년 진행된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인삼 사포닌 분석 연구를 인용한 보고서는 4, 5년근의 진세노사이드의 결과가 6년근과 통계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제품별 유효성분 차이를 비교해 본 결과에 따르면 인삼공사의 제품은 가격은 가장 높았지만 진세노사이드 함량은 낮았다. 오히려 4년근 홍삼제품의 경우 저렴한 가격임에도 일부 제품에서는 진세노사이드 함량 면에서 더 뛰어났다. 진세노사이드 성분인 Rg1과 RB1의 합을 보면 240G 기준 정관장 홍삼정은 12mg, 천지양의 4년근 수삼으로 홍삼제품을 만든다는 고려홍삼정은 21mg을 보였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홍삼의 지표성분인 Rg1과 RB1의 함량은 원료 홍삼 중 특정 부분의 배합비유을 높일 경우 향상될 수 있다"며 "추출 용매로 물이 아닌 함수 주정을 사용해도 함량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표만으론 제품의 가격을 비료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공식적으로 4년근 인삼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기에 이에 대한 4년근과 6년근의 사포닌성분 비교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천지양 박종대 박사는 "과거 인삼공사 또는 전매청 시절에 많이 주장하는 내용이 소비자들한테 인삼의 약효보다는 인삼의 모양, 외관에 중점을 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서양 의학이 점점 들어오면서 인삼의 약효를 과학적으로 입증함에 따라 외관보다는 사포닌 함량에 따라서 좌우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기에 국내 인삼이나 홍삼 시장에 대해 가격 거품이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서 6년근 제품과 4년근 제품의 가격차는 큰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의료원 한약물연구소 최혁재 선임연구원은 "국내 인삼이나 홍삼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도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는 것 같다"라며 "원료의 가격이나 이런 면에서는 조금 더 현실적 대안이 나온다면 소비자에게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경희의료원 한방내과 김진성 교수는 "대중적으로 저렴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4년근이나 5년근 정도도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한의학 본초서에도 '4년부터 6년 사이에 인삼을 채취한다'라고 명기를 해서 굳이 나눠서 활용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인삼공사가 수십여 년 동안 과도한 이익을 취해 온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인삼공사는 전신인 전매청 시절부터 폐쇄적이고 고가 지향적인 시장환경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기에 인삼공사의 책임이 크다고 관련 업계는 말하고 있다. 인삼공사의 고가정책에 경쟁업체나 소비자가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 농협중앙회 자회사 한삼인은 지난 2005년 4년근 산삼을 이용한 홍삼 제품을 출시한 적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지 못했고 결국 6년근 홍삼 시장으로 돌아선 적이 있기도 하다.   

고현대 전 농협 인삼검사소장은 "전매제 시절에 6년근이 좋다고 고가 정책을 썼다. 그러다보니 중저가 시장은 미국과 중국삼이 장악하는 것 아닌가"라며 "게다가 인삼공사가 민영화되고 나서 어떻나. 수출보다는 국내 대리점만 늘어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인삼공사는 지난해 실적악화를 이유로 벤더(납품업체)를 끼고 정관장의 온라인 직접 판매에 나서며 "본사가 하는 온라인 판매에 대해 가맹점을 배려하지 않겠다"라는 변경된 가맹계약서를 한 가맹점에 보내는 등 가맹점 영업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6년근이 문제인 이유는 수삼은 6년 이상 키우면 땅에서 썩어버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조효동 음성군인삼연합회 회장은 "4년에서 6년까지 재배를 하다 보면 결주율이 40% 이상은 난다"며 "비용은 많이 들고 생산량은 적기 때문에 두 배 이상을 농사를 짓는다 해도 타산성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삼은 보통 4~6년근이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데 6년 이상 키우면 땅에서 썩어버린다. 또한 4년근 홍삼 시장이 활성화 되면 제품 가격이 20~30% 가량 저렴해 진다는 장점을 지님과 동시에 농가의 생산안정에도 기여한다는 점이 있다.

아울러 일부 인삼관련 연구자들에 따르면 실제 4년근 인삼에는 토탈사포닌 부터 진정혈압강화((G-RB), 피로회복 및 머리가 좋아지는 작용(G-RG), 혈당강화작용(G-R2), 성인병 예방 및 항암효과(GE)가 6년근에 비해 더 우수한 것으로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인삼공사는 우리나라의 공기업이 아니다. 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지난 2002년 민영기업으로 전환했다. '한국인삼공사'는 공식 법인 명칭이며, 대외 명칭은 'KGC인삼공사'로 지난해 6월 변경했다. 그러나 최근 본지에서 기사화된 바 있듯 인삼공사는 공식 법인 명칭인 '한국인삼공사'의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보통 민영화된 공기업들은 회사 이름을 바꿔왔다. 인삼공사가 명칭을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 2008년 대법원이 '공사'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삼공사 주식 지분의 60% 가량은 해외자본이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매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결국, 정관장의 판매 수익은 고스란히 해외로 빠져 나가는 셈이다.

고현대 전 농협 인삼검사소장은 "지금이라도 효능·효과가 비슷하다는 진실을 국민들게 알려주고 시장 기능에 맡겨서 국민이 선택하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국민을 상대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쫓아왔던 인삼공사의 자구책이 필요해 보이며, 인삼산업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전개해 나가려는 관련 당국의 의지 또한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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