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역외탈세 잡아야 박근혜정부 성공한다

지난 25일 국세청장과 공정거래위원장 자리를 두고 두 당사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여야는 인사청문회에서 모처럼 덕담까지 나누며 김덕중 국세청장 내정자 보고서를 채택했고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역외 탈세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자진사퇴했다.

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을 이행키 위해 향후 5년간 30조원에 이르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탈세근절’과 ‘지하경제 양성화’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 총수와 고액 자산가들의 세금없는 대물림과 변칙 자본거래, 해외로 빼돌린 비자금을 근절시키겠다고 밝혔다.

한 내정자의 역외 탈세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김 내정자의 해외 비자금 색출 발언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대체 해외 은닉자금 규모는 얼마나 될까. 조세정의네트워크(Tax Justice Network)라는 비정부기구(NGO) 단체에 따르면 지난 40여년간 해외로 빼돌린 우리나라의 역외탈세는 890조원으로 중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라고 한다.

국세청이 어제 밝힌 지난해 역외탈세 규모는 8,258억원(202건)으로 2008년 1,503억원(30건)에 비해 5배가 넘는다. 국세청은 매년 늘어나는 역외탈세를 막기 위해 2011년부터 ‘해외 금융계좌 신고제’를 도입했는데 지난해 18조6,000억원을 신고했다.

미국도 올해부터 미국인이 해외 금융기관에 보유한 계좌 정보를 미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하는 ‘해외금융기관 계좌 신고제(FACTA)’를 실시하고 있다. 신고를 어기면 해당 금융기관은 30%의 벌금을 내야 한다.

유럽집행위원회(EC)도 탈세 방지를 위해 법인세 정보 교환을 거부하는 나라를 조세회피지역으로 지정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세계 경기 대불황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미국과 유럽 모두 세수 증대를 위해 지구촌을 누비며 ‘탈세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김덕중 국세청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야권에선 “대통령이 인사권을 잘 행사하면 정책검증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는 징표였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칭찬이 자자하다.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 한다. 김 내정자는 정치적 세무조사 논란과 직원들의 잦은 ‘뇌물수수 사건’ 등 국세청 일대 개혁과 함께 지하경제 저격수 역할을 잘 수행 해주길 바란다. 덧붙여 성역없는 ‘탈세와의 전쟁’만이 박근혜 정부의 성패를 가름하는 잣대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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