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鐵)의 여인’으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8일 향년 87세로 타계했다. 그녀가 1986년에 전격 단행한 금융개혁은 ‘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 즉, ‘빅뱅(Big Bang)’이라는 별칭에 걸맞을 정도로 획기적인 일대 혁명을 불러 일으켰다.
1976년에 외환 위기를 겪은 영국은 IMF의 구제 금융을 받아 국가 부도는 피할 수 있었으나, 1979년에 대처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약 3년간 심각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 했다. 이후 보수당 대처 정부가 들어서서 고질적인 ‘영국병’을 치유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을 펼쳤다.
이 개혁의 일환으로 대처는 정부 조직의 축소, 노조활동의 제한, 금융개혁을 통한 금융기관의 자율 경영, 공기업 민영화와 간접세 확대, 개인소득세 인하 등의 경제개혁 정책을 연이어 실시했다. 그 덕분에 영국은 1982년부터 경제 회복기로 진입했다.
이를 두고 대처 전 총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탄광 노조의 연례적인 파업에 공권력으로 강경 대처하고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등 고질적인 ‘영국병’을 극복했다는 평가와 ‘대처리즘’으로 불렸던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하게 밀어부쳐 빈부격차가 심화되었다는 비판이다.
지금과 같은 세계 경제 대침체 상황에서 재조명 받고 있는 미국 대통령을 꼽는다면, 노변정담(爐邊情談)으로 유명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들 수 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 펼쳤던 경 제 회생을 통한 일자리 창출, 빈곤퇴치, 금융개혁 등이 현 시점에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가 대공황 극복을 위한 정책으로 추진한 뉴딜정책(1933년~1936년)의 핵심목표는 통상 3R로 요약할 수 있는데, 경제 회생을 의미하는 회복(recovery), 빈곤과 실업 구제를 나타내는 구제 (relief), 금융과 산업부문 등 사회시스템의 개편을 상징하는 개혁(reform)이라는 말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 중 금융 분야 정책의 백미는 은행 개혁,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엄격히 분리한 글래스-스티걸 법의 제정이라 할 수 있다. 루스벨트 정부는 1929년 10월 ‘검은 목요일’이라 불리는 주식 대폭락과 대공황의 원인 중 하나로 고객예금 을 무분별하게 동원 한 상업은행의 투기를 지목했다.
이에 은행을 예금과 대출만을 전문으로 하는 상업은행과 리스크가 높은 주식 투자나 채권의 인수등의 증권업무만 전담하는 투자은행(IB)으로 구분해 상업은행들이 고객예금을 가지고 마음대로 주식투자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금융 규제조치였다.
루스벨트는 취임 후 ‘첫100일’ 동안 주목할 만한 일련의 정책을 내놓았는데, 의회도 그의 제안을 모두 승인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취임 3일 후’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시적으로 은행의 영업을 중지시키는 은행 휴일(banking holiday) 조치를 단행했다. 그 결과로 5,000개 은행 가운데 40%인 2,000개 은행이 퇴출됐다. 당시 상업은행들의 무분별한 주식 투기 행위가 얼마나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대처 총리와 루스벨트 대통령의 시대를 넘는 공통점은 강력한 ‘금융개혁’이었다. 우리도 IMF와 카드대란, 외환은행의 론스타앞 불법매각과 하나금융앞 불법 재매각, 저축은행 등 일련의 대형 금융참사를 겪었지만 제대로 된 ‘금융개혁’을 하지 못하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월가와 2012년 전대미문의 ‘리보게이트 스캔들’을 일으킨 런던, 그리고 한국을 포함해 지구촌의 각 나라들은 지금 제2의 루스벨트 대통령과 대처 수상 처럼 강력한 금융개혁 의지를 갖춘 정치 지도자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대처 전 수상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애도의 물결속에서 ‘1대 99’라는 양극화 심화와 소득 불균형이 지구촌 화두인 요즘 ‘금융개혁’의 중요성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국회도 어제부터 정무위를 비롯해 상임위별로 소관 부처 업무보고를 받고 새 정부의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여야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법’들도 본격 다룰 예정이다.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 내부거래 규제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제, 하도급 거래 등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것이 있다. 금융개혁이다.
여야는 대승적 차원에서 인사 청문회를 빨리 마무리하고 경제민주화와 함께 ‘금융개혁’을 본격 논의해야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금융위원회으로부터 ‘미래창조 금융, 따뜻한 금융, 튼튼한 금융’을 업무 보고 받았다. 하지만 ‘금융개혁’은 빠져있었다. 앙꼬없는 찐빵 업무보고였다. 금융개혁을 통해야 미래창조 금융과 튼튼한 금융, 따뜻한 금융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오늘로써 45일째인지만 ‘금융개혁’을 외치는 소리는 한마디도 안 나오고 인선 잡음만 요란하다.
대통령 취임후 ‘첫100일’이 재임기간 5년을 좌지우지 하는 데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고 있다.
남은 55일동안 ‘부정부패’ 척결과 함께 ‘금융개혁’에도 매진해야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음을 재삼 강조하고 싶다.
대처 전 수상을 떠나 보내며 제2의 ‘빅뱅 대통령’이 벌써 그리워진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