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3불에 격한 을의 반란이 예사롭지 않다

불통과 오만은 폐업과 망신을 부른다

‘라면 상무’ ‘조폭 우유’ ‘장지갑 폭행’ 등 검색어가 상위 순위에 오르내리며 대기업 임직원과 힘깨나 쓴 자산가에 대해 비난 여론이 연일 들끊고 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슈퍼갑(甲)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과거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요즘 부쩍 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답은 물론 아니다. 단지 가해자측의 적당한 언론 봉쇄와 사전 입막음, 피해자측의 체념과 안타까운 묵인 등으로 쉽게 넘어갔다. 하지만 지금은 SNS 등 강력한 소통 수단들이 발단되어 ‘슈퍼갑에 대한 을의 반란’은 시공을 넘나들며 지구촌 곳곳에서 사회적 이슈로 곧잘 급부상된다.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한 젊은 20대 과일 노점상이 과잉 단속하던 경찰관에 항의하며 분신 자살한 사건을 계기로 재스민(Jasmin, 튀니지의 국화)혁명이 촉발됐다. 이 혁명의 기운이 2011년 초부터 동영상을 타고 들불처럼 번져 단숨에 23년을 집권한 튀니지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더니, 수개월 만에 30년을 통치한 이집트 독재자와 42년을 철권으로 통치한 리비아 대통령을 연이어 쫓아냈고, 마침내 11월엔 33년을 독재한 예맨 대통령까지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그리고 이 중동의 봄바람이 2011년 9월에는 자본주의 경제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뉴욕 월가에 상륙해, 월가 점령(OWS, Occupy Wall Street)운동과 합류하면서 지구촌을 ‘분노의 바다’로 내몰고는 거친 숨을 잠시 고르고 있다.

‘중동의 봄’으로부터 촉발돼 80여 개 국가, 1,500여 도시에 동시 다발로 불어 닥친 ‘점령 사건’의 아이콘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1%를 향한 99%의 대분노’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과 후진국이 처한 정치·경제·사회 환경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번 대리점앞 ‘밀어내기 우유’가 증폭되어 불매운동으로 까지 번지고 있는 남양유업 사태는 범상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를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대기업들도 불공정과 불합리, 불균형, 즉 3불 척결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블레스들도 불통과 불화, 불용(不容) 3불을 빨리 떨쳐야 한다.

대기업의 3불과 노블레스의 3불은 오십보 백보다. 3불앞에선 대기업이든 어떤 세도가든 온전할 수 없다. 슈퍼갑들은 영원한 갑의 지위를 누릴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세상과의 불통, 오만은 때론 폐업과 망신까지 부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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