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김샌 국회와 與적野청 그리고 청와대

역지사지(易地思之).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뜻으로 맹자의 이루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됐다.

이루편에는 상대방의 처지를 헤아리는 속깊은 구절도 나온다. 예인부답반기경(禮人不答反基敬) 애인불친반기인(愛人不親反基仁) 치인불치반기지(治人不治反基智). 남을 예우해도 답이 없으면 자기의 공경하는 태도를 돌아보고, 남을 사랑해도 친해지지 않으면 자기의 인자함을 돌아보고, 남을 다스려도 다스려지지 않으면 자기의 지혜를 돌아보라.

두 번씩이나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2자 회담 제의에 청와대의 5자 회담 역제의로 응답하고 있는 불통 정국에 몇 번씩 곱씹어 볼 대목이다.

오늘부터 박근혜 정부 들어서 첫 정기국회가 100일간의 일정에 들어가지만 첫 날부터 개점휴업상태가 될 전망이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야당의 장외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1일 당사를 9년만에 여의도로 이전하고 당 상징색을 파란색으로 변경했다. 파랑은 새누리당이 1980년대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수십년간 사용한 보수 정당의 색깔이다. 새누리당은 지난해 2월 당 색깔을 빨간색으로 바꾸고 정권을 잡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민주당도 이번 당 색깔을 바꾸면서 그런 생각을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여적야청(與赤野靑). 한마디로 여야의 유연함을 상징한다. 하지만 정치권은 이와는 달리 몸이 경직되어 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4일 G20 회담차 출국한다. 외국 순방하는 대통령의 발걸움도 가볍지는 않을 것이며 이변이 없는 한 당분간 정치 실종은 지속될 것이다.

지금 추석을 앞둔 전국 들녘엔 오곡백과가 한참 무르 익어가고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은 역지사지로 실타레처럼 얽힌 정국을 풀고 민생 국회로 고향찾는 국민들의 발걸움을 가볍게 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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