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책소개] "탐식의 시대", 요리는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가

김맹호 기자
탐식의시대
▲다른세상

-요리와 음식을 통해 보는 인류 문명의 발전사!
-요리와 음식은 '총, 균, 쇠'보다 더 중요하다!"
-요리와 음식은 제국의 탄생, 권력의 이동, 종교의 확산에 영향을 끼쳤다!

▲다른세상
▲다른세상

[책소개]
우리는 언제부터 음식을 요리하여 먹기 시작했을까? 놀랍게도 농업이 생겨나기 약 1만 년 전에 이미 인간은 다양한 요리 기술을 활용하고 있었다. 인간은 자연에서 식재료를 채취하여 자르고, 다듬고, 익히는 등의 과정을 통해 음식을 만들어냈다. 완성된 음식 안에는 정치, 경제, 종교, 인체, 환경에 대한 당시의 믿음이 담겨 있었다.

인간은 보다 나은 음식을 먹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요리법을 만들어냈다. 이는 제국의 탄생, 권력의 이동, 종교의 확산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음식의 탐구가 곧 문명의 발전으로 이어진 셈이다.

저자는 인간의 삶에서 필수요소 중 하나인 식(食), 그리고 이를 둘러싼 식문화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조망한다. 이는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기도 하다.

햄버거를 예로 들어보자. 오늘날 우리는 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 전 세계 120개국에 지점을 가진 맥도날드를 비롯하여, 한국의 롯데리아, 일본의 모스버거, 벨기에의 퀵, 필리핀의 졸리비 등 다양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햄버거의 주재료에 해당하는 흰 빵과 쇠고기는 200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의 지배층만이 즐길 수 있는 고급 음식이었다. 200년 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요리의 역사를 살펴볼 때, 1880~1914년은 가장 큰 전환기를 맞이한 시기였다. 북유럽 국가들, 유럽의 해외 이주 식민지들, 미국, 일본 등에서 봉급생활을 하는 중산층과 임금을 받는 노동 계층이, 마침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던 식품 가공 산업의 소비자로 급부상한 것이다. 식품 가공 산업은 이들이 즐겨먹는 흰 빵과 쇠고기를 저렴한 값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는 당시 형성되던 새로운 정치관에도 영향을 끼쳤다. 왕과 귀족이 먹는 고급 요리와 평민이 먹는 하급 요리가 분명히 구분되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많은 이들이 계급에 상관없이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보다 개인의 평등과 자립을 더 잘 보여주는 예시는 없었다.

이처럼 요리의 진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밀과 고기는 가공을 거쳐 햄버거가 되고, 여기에 문화와 철학이 더해져 미국 고유의 음식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 오늘날 햄버거는 세계인 모두가 향유하는 보편적 음식이 되었다.

이와같이 햄버거 하나에도 그 이면에는 복잡한 배경이 숨어 있다. 커피, 국수, 빵처럼 단일 음식을 주제로 인류의 식문화를 조망하는 책은 많지만, '재료, 요리, 음식, 식문화'를 함께 아우른 책이 드문 건 바로 이때문이다.

저자는 탁월한 관찰력과 폭넓은 정보 수집, '요리와 음식'이라는 색다른 렌즈를 통해 "식문화는 지난 5,000년간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라는 대담한 질문의 답을 찾아나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페르시아, 로마, 영국 등 한 시대를 호령했던 제국의 흥망성쇠, 이슬람교, 불교, 기독교 등 주요 종교의 탄생과 확산, 고대의 노예제 사회나 중세의 봉건 사회에서 자유와 평등을 주요 골자로 한 민주주의 사회로의 이행까지, 인류의 모든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식문화의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인류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오늘날의 식문화가 갖는 의미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변변치 않은 요리를 먹는 사람들은 고급 요리를 먹는 사람들보다 몸집이 작고 힘이 약하며 총기도 떨어졌다. 부족한 철분, 외딴 산악 지대의 경우는 부족한 요오드 섭취가 임산부와 어린 아이의 영양실조를 야기했고, 이는 정신 지체의 원인이 될 수 있었다. 정신 지체는 시골의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들 가운데 일어날 확률이 높았다. (58P)

중급 요리의 발달은 영양학자들이 말하는 '영양 전이'다. 양양 전이란 전 지구적으로 곡물 바탕의 식단이 설탕, 기름, 지방이 풍부한 식단으로 점차 변해 온 현상을 가리킨다. 영양학자들은 영양 전이가 음식의 안전을 향상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발작ㆍ심장마비ㆍ비만ㆍ당뇨병의 발생률 증가와 같은 많은 건강 문제를 불러왔고, 이에 따라 사회적 비용이 증가했다고 판단한다. (327P)

국민 요리를 형성ㆍ변화ㆍ침식시킨 요인들을 보자면, 우선 요리책, 메뉴, 미식에 관한 글, 요리 잡지, 만화들이 있었다. 이런 매체들은 앞에서 보았듯이 전형적인 식재료와 국민적인 음식, 국민적인 요리 철학, 그리고 국민의 요리 혁명에 관한 이야기를 뿌리내리게 했다. (517P)

■이 책은 크게 여덟 부분으로 나뉜다

ㆍ곡물 요리의 완성
ㆍ보리와 밀, 제국을 세우다
ㆍ영혼을 위한 요리, 붓다의 성찬
ㆍ달콤한 낙원의 맛, 이슬람
ㆍ빵과 포도주를 든 선교사들
ㆍ요리, 문명의 선두에 서다
ㆍ식품 가공과 황금시대의 도래
ㆍ선택의 시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추천평

"광범위한 주제를 이토록 우아하고 권위 있게 다룬 책은 지금까지 없었다. ...저자는 생생한 통찰력으로 음식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세계사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 앤 윌런, 《요리책 도서관》 저자

"저자는 인류 역사를 토대로, 음식 문화의 발달과 그 전개를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낸다. ...일반 독자나 전문 역사가 모두 이 책의 주장에 자극을 받을 것이다."
- 나오미 두굿, 《버마: 맛의 강》 저자

"훌륭하다. 이 책에 관해서는 더 이상의 논쟁이나 설명이 필요 없다."
- 리디아 키슬링, <밀리언>

"열정적인 논증, 흥미롭고 독특한 관찰, 우아한 글 솜씨!"
- <워싱턴 인디펜던트>

저자소개

레이철 로던(Rachel Laudan)
음식의 역사와 정치에 관한 연구로 저명한 레이철 로던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과학사·과학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린스턴, MIT, 카네기-멜론, 피츠버그 등 많은 대학교에서 연구하고 가르쳤으며, 지금도 멕시코에서 음식과 요리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역자소개

조윤정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현재 글쓰기와 번역 작업에 전념하고 있다. <잡식동물의 딜레마>, <모던 타임스>, <아우구스투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 40권이 넘는 다양한 인문서와 역사서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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