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박근혜 정권 천년만년 계속될 건 아니다.. 유승민 사퇴를 과연 실각으로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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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사실상 축출...靑과 갈등, 친박계 견제로 재기 부담될듯
朴대통령과 각세우면서 당권·대권 유력주자 반열 도약 평가도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의원총회 결과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결국 사퇴함으로써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분류됐던 그는 이제 '비박(비박근혜)'을 넘어 완연한 '반박(반박근혜)' 색채의 대열로 넘어가는 지경에 처했다.

비자발적 중도하차, 사실상의 축출로 타격은 입었지만, 정치적 입지는 오히려 확고해졌다는 서로 엇갈리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로선 '이제부터 시작', '2보 전진을 위한 전술적 후퇴'라는 얘기도 나온다.

◇떠밀려 나가면서 '배신" 꼬리표'까지 = 유 원내대표는 자신이 '주군'으로 모시던 박 대통령, '얼라(어린이의 경상도 사투리)'로 불렀던 청와대 참모들과의 갈등이 표면화하면서 결국 여당 원내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됐다.

논란의 과정에서 당내 일각에선 야당에 번번이 양보한 '무능한 협상가', 고난을 겪지 않은 '온실 속 화초'라는 비판들이 나왔고, 특히 친박계로부턴 당·청 갈등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확인된 의원들의 뜻에 따른다는 형식을 취해 사퇴함으로써 청와대와 친박계 압력에 굴복해 스스로 자리를 내던지는 모양새는 피했지만, 이 같은 갈등 구도와 비난 공세에 사실상 떠밀려 나가게 됐다.

과정과 모양새가 어떻든 원내대표직 사퇴는 그의 정치 인생에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더욱이 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힌 채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것은 헌정사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보기 드문 장면이다.

유 원내대표의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향후 당 운영에서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입김이 거세질 경우 유 원내대표는 '배제 1순위'가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기반인 대구 경북(TK) 출신인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 맞서다 낙마한 만큼 향후 TK 여론이 어떻게 형성될지도 미지수이다.

내년 총선의 공천마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배신의 정치를 선거에서 심판해달라"는 박 대통령의 지난달 25일 국무회의 발언이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것이기 때문이다.

◇"'큰 정치' 기반"...당권·대권주자 반열 올라 = 유 원내대표가 이번 사태로 큰 상처를 입은 것은 분명하지만, 오히려 정치적으로 유·무형의 많은 '보상'을 얻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통령 및 청와대와 대립각을 형성했던 유 원내대표는 사퇴 과정에서도 당내 최대 실력자인 김무성 대표 및 서청원 최고위원와 달리 소신을 내세우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 존재감이 더 부각됐다.

역설적이게도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의 '개인 행로'를 열어준 셈이다.

 더욱이 유 원내대표는 이번 파문을 계기로 자신의 정치철학을 국민에게 적극 알릴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그 의 정치철학이 박 대통령의 통치철학 및 국정운영과 마찰을 빚으면서 '낙마'를 불러온 화근이 되기도 했지만 '증세 및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논란' 등을 계기로 유 원내대표는 '안보적 보수·경제적 개혁주의자'로서의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주장하며 박 대통령의 비판감이 커지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진 지난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으로 '혁신 보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됐다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집권 후반기를 앞둔 박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인색해질수록 향후 이에 '저항했던' 유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는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선 여당 지지층의 저변 확대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혁신 보수'의 정치철학으로 '무장된' 유 원내대표의 정치적 효용가치는 훨씬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배경에서 그가 차기 당권이나 대권의 유력 주자 반열에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가 더 '큰 정치'를 하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유 원내대표가 소수 친박계의 '당 장악'을 우려하는 비박계 내부의
잠재적인 구심점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박계 의원들은 친박계의 축출 시도 과정에 유 원내대표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논란 와중에 유 원내대표에 우호적인 여론조사결과들도 나왔다. 각종 조사에서 그의 사퇴 반대 응답이 많았고, '정치인 유승민'에 대한 지지도도 높아졌다.

특히 사퇴 과정에 드러난 그의 '소신 언행'과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라는 동정론은 향후 정치적으로 도약하는데 큰 밑천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유 원내대표는 향후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당분간 '잠행'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 입장 발표 이후 한동안 '칩거' 또는 '침묵'하며 '2보 전진'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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