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계나 경영계나 탐탁지 않은 '애매한' 금액이다.
6,030원이란 최저임금은 수치상으로 보면 진일보한 면이 분명 있다. 2010년 2.75%를 기록한 최저임금 인상률은 이후 매해 6~7%를 유지해오다 이번 합의에서 처음으로 8%를 넘었다. 앞자리수도 5천 원 대에서 6천 원 대로 숫자를 바꿔 450원 인상된 것 치고 많이 오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합의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파행을 거친 끝에 나온 결과이기에 상당한 수준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양 테이블 모두 협상 결과에 불만을 표했다. 중소기업계를 비롯한 경영계는 중소기업 지불능력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절박한 생존의 갈림길에 선 영세 기업과 소상공인 현실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보기엔 미흡하다."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30인 미만 영세기업 추가 인건비 부담은 2조 7천에 달할 거다."라며 향후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라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노동계에선 "6천 원을 겨우 넘는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지 못한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려 내수 활성화를 한다고 한 정부 발표와 다른, 실망스러운 결과란 주장이다.
한편 지난달 초 모 설문기관에서 실시한 적정저임금 수준 설문조사에서 구직자는 6,593원, 사업주는 6,283원이 적당한 금액이라고 응답했다. 내후년 최저임금 협상에서도 증가율이 8%를 유지하면 시급 6,512원으로 구직자 적정 수준에 가까워진다. 당장 가계 생계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최저임금이 오른 것은 아니지만, 현행 수준을 유지하면 수년 내 노동계가 요구하는 시급 1만 원 대 임금을 달성할 수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내년도 최저임금 8.1% 인상 결정에 대해 "대단히 미흡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처럼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 절반 수준 이상이 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4년 기준 대한민국 직장인 평균 연봉 2980만 원을 기준을 할 때 문 대표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수준은 시간당 5,933원이다. 2015년 기준액은 현 최저임금과 크게 차이가 없을 거로 보인다.
최저임금, 본래 불합리하고 효과 적은 제도
이럿듯 6천 원 대 최저임금은 양 측 요구를 어느 정도 실현한 합리적 금액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생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모자라고, 경영자에겐 부담이 되는 금액이다. 이에 혹자는 최저임금 제도가 갖는 효용에 의심이 간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최저임금제로 인한 영향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경영자와 소비자에 집중되기에 생계 안전이나, 경기 부흥에 실질적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일본의 경우 얼어붙은 소비자 심리를 녹이기 위한 시도를 대기업에서부터 시작했다. 지난 3월 도요타가 월 기본급 4천 엔을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닛산, 혼다, 히타치, 도시바, 파나소닉, 미쓰비시 등 재계 서열에 드는 기업들이 임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에선 대기업 노동자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면, 자본이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서민층으로 순환돼 체감 경기가 회복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기업 사내유보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문제가 있다. 이 금약이 약 540조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시설이나 사업, 금융투자에 활용되지 않는 탓에 한국 경제가 얼어붙은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가 주장하는 경기활성화를 실현하려면, 최저임금제로 중소기업의 말라붙은 피를 뽑는 것보단, 대기업 사내유보금을 활용해 직원 임금을 인상하는 게 자본 순환과 재분배에 더 효과적일 거다.
물론 대기업 임금 인상은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다. 정치적 목적, 혹은 정경유착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선 안 된다. 다만 대기업이 대한민국 경제 위기의 큰 원인 중 하나란 점, 그리고 지금까지 특혜를 누려온 존재란 점에서 기업의 국가에 대한 책임은 염두에 둬야 할 거다. 국가가 무너지면 기업도 무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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