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노인층, 너무 가난해 실버산업 성장할 여지가 없다.
실버사업은 각광받는 신사업으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거론 돼 왔다. 일본이나 유럽에선 노년층을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가 호황을 이루고 있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실버산업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실버산업은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처음 실버산업이 거론됐을 때만 해도 대중은 '모든 사람은 언젠가 노인이 되니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다.'란 순진한 믿음을 가졌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노인 인구가 급증한 반면, 시장 규모는 좀처럼 커지지 않았다.
지난 2002년 전체 산업에서 2.2%를 차지하던 실버산업 비중은 2010년 4.7%로 고작 2.5% 성장하는데 그쳤다. 2000년대 초반 매년 10% 성장을 이룰거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거다. 이는 노인 인구를 경제적으로 구분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탓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노인층의 소득격차를 '우피족'과 '푸피족'이란 신조어를 들어 설명했다. 우피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인 (Woopie, Well-off older people), 푸피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 (Poopie, Poorly-off older people)을 뜻한다. 우피족의 경우 '중위 소득 150% 이상, 65세 이상 가구주, 푸피족은 중위소득 50% 미만, 65세 이상 가구주로 정의했다.
현재 푸피족이 약 200만 가구로 전체 고령층의 약 54%로 다수를 차지한 반면, 우피족은 23만 가구로 6.2%에 불과하다. 특히 여성이나 독거 노인 가구주의 경우 푸피족이 약 70%, 우피족이 2~3%로 빈곤율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푸피족의 월평균 소득은 51만 원에서 63만 원으로 지난 8년간 2.7% 증가했다. 반면 우피족 소득은 448만 원에서 580만 원으로 연평균 3.3%가 증가했다. 양 계층 간 경상소득 격차는 2006년 8.8배에서 2014년 9.2배로 증가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연금이나 보조금을 제외할 경우 푸피족 소득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화 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푸피족은 우피족에 비해 근로 및 사업소득에서도 열세에 있으며, 소비에서 필수재 비용도 매우 높다. 우피족 가계수지가 호전된 반면 푸피족 가계지수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푸피족은 고용환경도 불안한데다 취미나 여가를 즐길 여력이 없으며, 생활 개선을 꿈꾸기도 힘든 상황이다.

문제가 되는 건 물론 푸피족에 속하는 노인들이다. 이들은 왜 가난한 걸까?
한국에 연금을 수령하는 65세 이상 노인 수가 적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이들은 불가피하게 노동시장에 진출해야 하지만 고용시장에서 노인 노동력이 외면받다 보니 높은 임금을 기대하긴 힘들다. 공적 및 사적 연금 확대와, 노인에게 최저생계비 수준 이상을 지급하는 일자리 확충이 필요하다.
푸피족 대부분이 중학교만 마친 저학력자인 탓에 금융과 경영에 관한 지식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푸피족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과 경영컬설팅을 강화해 이들의 자생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또한 푸피족은 여성가구주, 노인가구, 1인 가구 등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인 경우가 많다. 질병 등으로 근로능력을 상실하거나 부양가족이 없는 푸피족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나 유럽 국가 노년층은 풍부한 연금을 받아 청년층을 상회하는 경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이 실질적 경제 주체로 기능한 덕에 헬스케어나 패션용품, 영양식품 등 노인층을 겨냥한 상품이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게 가능했다. 그러나 노인 대부분이 푸피족에 속하는 한국에선 실버산업이 일본과 같은 성공을 이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 실버산업 모델은 선진국과 다른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가령 노인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B2C 기업보단, 노인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해 공공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자문기관이 더 각광받을 수 있다는 거다.
이외에도 푸피족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재교육 기관이나 연금 설계업,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저가 식료품∙생필품 제공업체, 노인 고용 알선 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거다. 영업 대상이 저소득층이기에 수익 구조 역시 정부나 기관 의존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한 건 선진국과 같은 여가∙취미∙소비 중심 실버 산업은 국내에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거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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