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종교인 과세 개정안, 종교인 세율 낮추는 꼼수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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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과세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0일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종교인 과세 방식을 담아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의 조세소위 상정을 의결했다.

기재위 권영진 전문위원은 법안 검토보고서가 과세와 비과세 대상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점과, 소득 수준에 따라 필요경비율을 차등 적용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정부 안보다 진일보했다고 평가했으며, 종교단체가 1년에 한 차례 소득을 자진 신고해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한 것에 높은 점수를 줬다. 불교와 천주교, 원불교뿐만 아니라 일부 개신교 단체까지 이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

종교인 과세, 논의 시작한 지 벌써 28년째

종교인 과세가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1987년 기독교 계열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기독교인은 자신의 삶을 도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납세를 추진하려 했으나, 종파와 계파별로 종교인 납세에 대한 해석을 달리 해 추진이 되지 않았으며, 국세청도 1992년 "자율에 맡기겠다."라며 방관했다.

그러나 종교인 납세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점점 커졌고 2006년엔 국세청장이 종교인 탈세를 유기했다는 혐의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에 국세청은 기획재정부에 "종교인에 대한 과세가 가능한가?"라고 질의했고, 이에 기재부는 "종교인이 속한 가관에서 후원금을 수입으로 잡은 뒤 종교인에게 임금 명목으로 지급했으면 근로소득으로 간주해 과세가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검찰은 "종교인을 과세하지 않는 건 관행이며, 국세청장의 비과세를 고의적 직무 태만으로 볼 수 없다."라며 무혐의 처분했다.

그로부터 6년 뒤인 2012년, 당시 박재완 기재부 장관이 "사회적 공감을 이루기 위해 종교인 과세를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종교인 과세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바로 다음 해인 2013년엔 정부가 종교인 과세 방침을 밝히고 관련 법안을 마련할 정도로 법 제정이 빠르게 진행됐다.

그러나 종교인 소득을 노동의 대가인 '근로소득'이 아닌, 신도의 '사례금'으로 해석해 '기타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점이 국민의 반발을 샀다. 기타소득세는 세율이 사업소득세에 비해 낮아 일반인과 종교인 간 납세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 과세 법안 처리는 불발로 그쳤고, 2014년 역시 정부 주도로 종교인 소득세 신설을 검토했지만 일부 종교계의 반대와 개정안 자체의 결함으로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그러나 점점 늘어나는 재정적자로 인해 국가부채가 증가하며 정부 역시 세수를 확충해야 할 유인이 커졌으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GPD 대비 26.3%나 되는 지하경제 비율을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한 탓에 더 이상 종교인 비과세를 묵인할 수도 없게 되었다.

권 전문위원은 "국민 개세주의 원칙상 종교인만 과세대상의 예외로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외국의 경우도 종교인 소득에 전면 비과세 하는 사례가 없는 점, 그리고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국민이 종교인 과세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뜨거운 감자 :  근로소득 vs 기타소득

문제는 종교인에 부과하는 세율 근거를 '근로소득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기타 소득으로 볼 것이냐'에 있다. 현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을 보면 이 논란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기타소득 중 종교소득'이란 분류를 신설한 것을 알 수 있다.

종교소득은 소득 수준에 따라 20~80% 필요경비 공제를 적용했으며,  종교인이 받는 학자금, 식비, 10만 원 이내의 출산, 양육 지원비, 사택 사용 이익 등은 비과세 소득으로 지정했다. 이같은 내용은 사실상 기타소득 세율 방식에 가깝다.

기타 소득과 사업소득의 차이는 수입이 일시적이냐, 혹은 지속 반복적이냐의 차이에 있다. 월급처럼 주기별로 얻는 이정 수준의 수익은 사업소득세를 내야 하며, 헌금과 같이 시기와 금액이 일정하지 않은 소득은 기타 소득세를 내게 된다.

기타소득은 표면적으로 소득세율이 20%로 높지만, 인적용역을 제공하고 받는 소득에 대해선 8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기 때문에 실제 세율이 4%에 불과하며, 필요경비를 제외한 소득금액이 300만 원 이하면 분리과세가 되기 때문에 합산신고(가족 소득을 합해 납세신고 하는 것) 할 필요도 없다. 소득이 클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인에게 근로소득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불합리한 걸까? 한국납세자연맹은 지난 8월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과세해야 하는 7가지 이유>라는 자료를 배포하며 과거 대법원이 종교인을 '근로자'로 판결한 사례가 있음을 강조했다.

대법원은 2014년 해고무효소송에서 "부목사는 임금을 목적으로 교회와의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인 교회에 근로를 제공했다고 봄이 상당해 부당해고에 해당해 그동안 받지 못한 급여를 지급하라고 판결"하여 종교인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확인했다. 이는 사법 기관이 종교인의 소득을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것으로 해석했다는 의미다.

또한 천주교 등 일부 종교인이 이미 오래전부터 근로소득으로 세금을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가 종교인 소득을 기타소득이라고 우기면 이미 낸 근로소득세는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환급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종교계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하지만 종교계의 반발이 거세 종교인 과세 법안이 실제로 통과할 수 있을진 아직 미지수다. 실제로 '뜨거운 감자'를 넘겨받은 기재위 여야 위원들은 과세 명분에 공감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년 총선(4월)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반대표를 불러올 이슈를 주도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기재위 새누리당 간사인 강석훈 의원은 22일 "(종교인) 과세 필요성을 인정하는 의원들이 많지만 사안의 성격상 종교계에서 공감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래야 국회에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검토해봐야 하지만 국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정부가 나서서 종교계를 설득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안 통과를 위해선 정부의 역할도 국회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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