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朴대통령, 후반기 국정 치명타…野 소통·인적개편 카드 주목

4.13총선 정부 여당 패배

'선거의 여왕'으로 불려온 박근혜 대통령이 20대 총선에서 더 이상 승리의 신화를 써내려가지 못한 채 집권여당 과반 의석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 완수를 내세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가도에 '여소야대' 정국이라는 커다란 장벽이 자리잡게 되면서 국정 장악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20대 국회에서 집권 여당의 안정적 의석 확보를 토대로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 입법 등을 여당 주도로 처리하려는 청와대의 계획에도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말부터 강조해온 '국회 물갈이론'이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되려 '정권심판론'의 강한 역풍을 맞은 셈이어서 정치권에선 박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생각보다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여당의 추가의석 확보를 위해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당선된 비박(非朴 ·비박근혜계) 인사들의 복당론도 자연스럽게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여, 박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16년만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가시화되자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들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 靑 책임론 제기될듯…'朴心' 공천파동 역풍 = 청와대는 우선 총선 결과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극심한 파동을 겪은 공천과정을 사실상 친박(親朴)계가 주도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공천개입설에 강하게 손을 내젓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의 영향력을 기정사실화해왔다는 점에서 비박계는 비판의 화살을 청와대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대구와 부산, 충북, 전북, 경기 등에서 벌인 창조경제 행보와 선거 전날 목소리를 높인 투표 독려 및 '국회 심판론'도 무위로 그쳤다.

박 대통령의 영남지역에서 10석 이상을 야당과 무소속 후보들에 내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야당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오는 부작용을 낳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이른바 정종섭 추경호 곽상도 등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후보들이 당선권에 들었다는 점은 다소 위안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박계는 김무성 대표에게 책임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애초 김 대표가 내세운 '상향식 공천'으로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았고, 살생부 논란과 '옥새 파동' 등 잇따른 공천 잡음이 민심을 등돌리게 만들었다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책임론을 둘러싼 격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청와대의 입장이 주목된다.

향후 새누리당의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의 책임론과 여권 장악력은 달라질 것으로 관측도 나온다.

◇ 野와 대결적 구도 수정 불가피…3당 체제 활용법 주목 = 청와대가 구조개혁을 위해 추진하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 특별법 등 중점 법안 처리를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더욱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지난해 말부터 박 대통령이 '국회심판론'을 제기하면서 대국민 직접 정치를 해온 방식으로는 더는 법안 처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야당과 대화를 늘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특히 사실상 법안 통과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 당과의 관계설정도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3당 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 당은 청와대의 핵심법안이었던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의 처리 과정에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집권 여당의 과반 의석이 무너진 상황에서, 야당과의 대결적 구도를 협력적 구도로 전환해야 집권 후반기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靑, 침통 속 국정운영 전념…인적쇄신 등 '반전카드' 주목 = 청와대는 충격에 휩싸였지만 최대한 빨리 추스르면서 국정운영에 전념하겠다는 분위기다.

안보·경제의 '쌍끌이'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흔들림 없이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 등 계속되는 도발 위협에 대비해야 하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과 기업구조조정 등 산적한 국정과제가 한두가지가 아닌 상황이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에서도 민심 이반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반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 동력의 급격한 상실이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서도 타개책 마련에 몰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의 반전 카드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갖가지 상상력이 가동되고 있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개각 등 인적 쇄신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개헌론도 상상력의 범주에 포함된다. 신 율 명지대 교수는 "조기 레임덕을 차단하기 위해 개헌론을 내세워 정국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야당의 일부 협조를 얻어내더라도 여당 의석수가 과반에 미달하는 상황에서 개헌의 현실성이 떨어지기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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