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총선 후 기업 구조조정 화두… ‘원샷법’ 동력 약해질까 우려

원샷법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체제로 재편되는 가운데 경제계에는 기업 구조조정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려면 과잉 공급과 부실 등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여당이 제1당 지위를 잃으면서 정책 추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정부 원샷법 6월말까지 제정 완료… 부실업종 재편을 위한 법적 근거는 마련된 상태

오는 8월 13일 시행 예정인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은 일명 ‘원샷법’으로 불린다. 이는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제를 한 번에 풀어주고 세제·자금 등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원샷법은 지난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에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예정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업 구조조정은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업계에 자율적으로 맡기되 정부는 원샷법 등을 통해 판을 깔아주면서 지원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원샷법에 대한 입법 예고 기간이 15일 종료됨에 따라 시행령, 실시지침 등 하위 법령 제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행령은 사업재편 인정범위, 과잉공급 판단 지표, 사업재편계획 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생산성 및 재무건전성 목표 판단 기준 등 법이 위임한 제반 사항을 담게 된다.

특히 과잉공급 판단지표는 해당 업종의 가동률, 재고율, 영업이익률, 매출원가 변화율 등의 지표를 고려해 실시 지침으로 규정하게 된다.

생산성·재무건전성 목표 판단 지표와 관련해서도 자산순이익률,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율, 부채비율, 이자보상비율 등을 고려해 실시지침으로 규정한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이달 초 관계 부처 과장급 실무자와 회의를 열고 각 부처가 관장하는 업종에 대해 과잉공급 지표를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앞으로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 제반 절차를 거쳐 6월 말까지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 철강·석유화학 등 구조조정... 원샷법 제정이 실제 부실업종 재편으로 연결될지?

지난해 11월 정부는 개최한 범부처 구조조정 협의체에서 철강, 해운, 건설, 석유화학 등 취약 업종의 과잉 설비 감축을 독려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윤곽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철강 분야는 원샷법의 첫 적용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철강 업종은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밀려든 탓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철강협회는 최근 컨설팅업체에 공급과잉 관련 보고서 작성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7월께 이 보고서가 나오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업계가 인수 합병을 진행하려면 과연 어느 분야가 어느 정도 공급 과잉인지부터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며 "보고서 없이도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겠지만 객관적인 기준 자료가 있다면 업체끼리 뜻을 맞춰 의사 결정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종도 철강 분야와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석유화학 쪽도 필요하다면 민간에서 자체 업종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구조를 효율화해서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철근처럼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해야겠지만 기능성 강판이나 특수강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제품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 업종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조선 분야는 우리 업체의 수주 능력보다는 발주 물량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 경기 변화 추이를 복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주 상황이 하반기부터는 나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격인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도 필요하다면 다시 개최해 업계를 지원해 나갈 방침으로 전해졌다.

△ 여소야대 정국이 미칠 영향은?

정부는 원샷법 실무 작업이나 업계의 보고서 작성 작업 등은 총선 정국과 관계없이 진행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정책 동력 자체는 상당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정부 입장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은 채권단을 통한 방안이 효과적인데 이에 대한 정권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정부의 경제정책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며 "구조조정은 지금 상황에서 철강이나 해운, 조선 분야의 경우 그냥 넘어가지는 못할 것 같은데 노동자들이 야당에 의존하면서 정치 이슈로 만들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여소야대 정국이라도 달라질 게 없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있다.

미시경제를 연구한 한 전문가는 "국민은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대안으로 야당을 밀어준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야당도 원샷법이 통과될 때 동의했으며 경제활성화에 대한 책임도 있기 때문에 정부 정책에 어느 정도 협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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