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보기 좋은 빌트인 냉장고, 화재 위험 더 클 수도

빌트인 냉장고 화재

냉장고 등 가전제품 화재는 내부로 들어간 먼지에 불이 붙어 발생하곤 한다. 이 때문에 앞면만 노출된 빌트인 냉장고는 화재 위험이 더 낮으리라고 예상하기 쉽다.

그러나 연구에서 빌트인 냉장고가 화재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가 나왔다.

2일 창원소방본부 창원소방서 화재조사팀의 '빌트인시스템으로 인해 유발되는 화재사고 가능성 연구' 보고서를 보면 빌트인 냉장고는 일반형보다 내부 온도가 더 높고 가연성 먼지의 양도 더 많았다.

화재조사팀은 실제 주택에 설치된 일반형 냉장고와 빌트인 냉장고의 냉각 팬 주변에 쌓인 먼지를 모아 서로 비교했다.

빌트인 냉장고 내부에 먼지가 적게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먼지 양이 더 많은 경향이 나타났다. 빌트인 냉장고에서 채집한 먼지의 입자는 41.9㎛로, 일반형(46.9㎛)보다 더 미세했다.

창원소방서 김지환 소방장은 "이 정도 크기 입자는 정전기 같은 작은 불티로도 불이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재조사팀은 또 빌트인 냉장고와 일반형 냉장고의 내부 2곳과 외부 벽면의 온도 평균을 서로 비교했다.

빌트인 냉장고는 업체 자체 환기공간 기준(좌·우·후방 각 5∼10㎝, 상부 30㎝)을 지킨 경우와, 주변 공간을 1㎝ 정도만 남기고 꼭 맞게 설치한 두 가지 조건을 가정했다.

일반형 냉장고는 실내온도 20℃ 조건에서 30일간 가동했을 때 내부와 뒷 벽면 온도의 평균이 26.8∼30.5도 분포를 보였다.

환기공간 기준을 지킨 빌트인 냉장고는 그보다 약간 높은 29.9∼36.4℃로 측정됐다.

공간에 딱 맞춰 설치한 빌트인 냉장고는 온도가 무려 40.5∼50.6℃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고온 조건과 내부 먼지가 만나면 자칫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김 소방장은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냉장고를 교체할 때 크기가 더 큰 신형을 들여놓기 때문에 공간이 더 좁아지게 된다.

일부 가전업체는 빌트인 냉장고의 환기공간 기준을 적용한 지 2∼3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빌트인 냉장고는 뒷부분에서 전선이 눌리는 경우가 종종 생겨 부하가 걸리고, 합선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연구를 수행한 창원소방서 관내에서만 작년 7월 이후 빌트인 냉장고 화재가 2건 발생했다.

빌트인 냉장고의 화재 우려는 해외에서도 제기됐다. 2013년 캐나다의 한 가전업체는 화재 위험을 이유로 빌트인 냉장고를 리콜했다.

김지환 소방장은 "빌트인 냉장고 화재를 예방하려면 주변의 환기공간을 확보하고, 자칫 보이지 않는 쪽에서 압박을 받기 쉬운 전선을 보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화재조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특정 업체의 냉장고에 화재가 집중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김 소방장은 "화재 위험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을 파악하고자 했으나 기업 기밀로 분류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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