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허니문 끝나나"…與 새 지도부 출범 보름만에 '파열음'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친박(친박근혜)계가 장악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우병우 감싸기'에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이정현 대표의 당 운영 방식과 정치적 행보에 대한 불만까지 더해져 출범한 지 보름밖에 안 된 새 지도부가 계파 갈등의 난기류에 휩쓸릴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표를 향한 비박계의 비판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논란에 대한 '침묵' 때문이다. 우 수석 관련 의혹의 사실 여부는 제쳐놓더라도 그가 현직을 유지하면서 수사를 받는 게 합당하지 않다는게 이들의 시각이다.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2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을 지휘하는 민정수석이 검찰의 조사를 받는다는 건 아무래도 어색하다"며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했던 주호영 의원은 전날 "우 수석 문제는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민심의 '역풍'이 우려된다는 의미다.

나경원 의원 역시 "최근 일련의 인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며 우 수석 문제를 에둘러 지적했다.

비박계는 아니지만 중립성향의 정진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두 차례 글을 올려 "우 수석이 결심해야 할 시점"이라고 압박했다.

대권 도전을 준비 중인 김무성 전 대표도 지난 20일 "결단을 내릴 때"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비박계를 중심으로 우 수석 사퇴 요구가 잇따르는 상황이지만, 이 대표는 우 수석 문제만큼은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19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힌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판이 계속되자 전날 '바람' 비유로 대꾸했다.

"벼가 익고, 과일이 익는 것은 해, 구름, 비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작용을 한다"며 여러 경로로 여론을 전달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사안에는 견해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이 대표가 유독 우 수석 거취에 대해서만 언급을 피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성태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말씀하시기 좋아하는 분이 왜 침묵으로 일관하느냐"며 "이 대표는 바람같이 일하시는 분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최고위원 중에서도 이 대표의 행보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가 적지 않다. 우 수석 문제와 별개로 당 운영이나 인사 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투다.

한 최고위원은 "민생 현장을 챙기는 건 좋은데,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여당 대표가 목소리를 못 내는 것은 정말 잘못되고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최고위원은 "여권의 안정을 위해 우 수석 관련 언급은 자제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렇다면 당직자 인선은 서둘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다른 최고위원은 "인사를 할 때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이 커질 경우 전대를 거치면서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간 계파 갈등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이날 최고위에서 의결된 당무감사와 당협위원장 교체가 친박·비박 충돌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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