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軍, '핵잠 보유론' 신중론 견지하며 실무적 검토

잠수함

군 당국이 핵잠수함 보유 주장에 대해 신중론을 견지하면서도 실무적으로는 그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한 여론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응한 실질적인 대비책 마련을 지시한 것도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4일 북한이 SLBM 시험발사에 성공한 데다 현재 배치한 신포급(2천t급) 잠수함보다 배수량이 더 큰 3천t급 또는 핵잠수함 건조계획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잇따르면서 이에 대응한 방어 및 공격수단으로 핵잠수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군 일각에서도 북한의 SLBM이라는 새로운 위협이 현실화됨에 따라 '국가급 해상 전략무기' 건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급 해상 전략무기는 핵추진 잠수함을 지칭한다.

국방부는 핵추진 잠수함 보유 주장에 대해 "현재 핵추진 잠수함 문제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여당 등에서 핵추진 잠수함 건조론이 부상하고 있는 데 대한 국방부 입장을 묻자 "현 상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 나온 말로 이해한다"면서 "현재 핵추진 잠수함 문제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군의 한 관계자도 "현시점에서 군이 핵잠수함에 대해 함부로 이야기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라고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다른 관계자는 "핵잠수함 건조 문제는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비핵화 원칙과도 연결지어 봐야 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검토해서 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는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은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비핵화 원칙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군이 직접 나서서 건조한다, 안 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군의 이런 입장은 이미 국회 국방위원회 답변 등을 통해 제시된 바 있다.

지난 1월 방위사업청 관계자도 국방부의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개발 중인 3천t급 장보고-Ⅲ 잠수함이 핵잠수함 개발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전혀 그런 계획도 없고 진행 중인 사안도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3년 노무현정부 당시 2020년까지 4천t급 핵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계획(일명 362사업)을 추진하다가 1년 만에 외부에 알려지면서 무산됐다. 당시 17억원을 투입해 배수량과 탑재 무장장비 등에 대한 개념설계까지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이 핵잠수함 문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비핵화 원칙 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의 대응도 염두에 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 미국과 중국의 거친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일본의 핵무장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중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마당에 핵잠수함 건조론까지 정부와 군내에서 부상하면 '불난 데 기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와 군으로서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안보차원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해야 한다는 여론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도화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위협 뿐 아니라 잠수함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점증하는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해야 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핵추진 잠수함의 필요성에 대해 실무적 검토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잠수함이 한반도 작전환경에 적합한지, 핵추진 연료로 사용되는 20% 농축 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실무적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핵잠수함 도입에 대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질문에 대해 "원자력추진 잠수함과 관련해서는 그런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 "필요성 등을 군사적으로 주장하는 분이 많아서 그런 것들을 유념해 국방부가 앞으로 전력화 등의 부분에서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북한의 위협 중에서 새롭고 치명적인 위협이 불거졌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려면 '국가급 대비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 다가왔다"면서 "북한의 SLBM 개발 속도가 대단히 빠르고 심각해졌기 때문에 안보차원에서 핵잠수함 건조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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