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파당적 오만과 집단적 이기주의를 경계한다

국회의원은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국민을 위하여 존재한다. 국회의원은 헌법상 명시되어 있는 바에 의하면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다. 특정 정당에 속하여 있거나 특정계파모임을 가지고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이나 정권을 잡으려고 하는 것은 보다 효율적으로 국가발전과 공익실현을 위한 방편이다. 따라서 정치활동의 목적이나 정책실현을 위한 과정이 국민의 뜻에 반하여서는 안 되며, 그런 경우가 발생하면 주권자인 국민에게 반드시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것이 바로 민주주의 작동의 기본원리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를 통하여 공권력을 위임받은 민의의 대변자가 지녀야할 기본적 책무이다.

새누리당의 친박세력이 최측근에서 지지하고 지원하던 박근혜대통령은 지금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받고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정지당한 채 칩거 중에 있다. 그리고 헌법과 법률의 위반한 혐의를 지닌 피의자로 특검을 받게 되어 있다. 상당기간동안 위법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런 법적 조치는 수백만 국민들이 최순실 국정농단과 권력부패에 대한 분노의 촛불에 힘입어 촉진된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박대통령의 즉각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국가의 품격을 크게 떨어뜨리고 국정을 혼란에 빠뜨린 박근혜대통령을 최고통치자의 법적 지위에 앉아있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적 상황도 위기국면에 처해있다. 국민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헤매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는 1,300조원 이상 천문학적으로 늘러 국민들의 살림을 압박하고 있고, 내년도 경기회복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상황이다. 당연히 고용률도 낮아지고 청년실업자는 자꾸 늘어만 간다. 우리나라와 가장 많은 무역거래를 하고 있는 중국 및 미국과 외교관계도 점점 악화되거나 불투명해져 가고 있다. 누가 이런 상황을 만들고 말았는가? 여러 가지요인이 없지 않지만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촛불을 든 국민이나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국민의 다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근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친박세력과 이정현 대표가 하는 행태를 보면 민주주의 국가의 책임정치와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새누리당의 사무총장은 일찍이 사퇴하였고 정진석원내대표와 김광림정책위 의장도 엊그제 근래의 정치적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그 직을 사퇴하였다. 그런데 박대통령이 탄핵소추가 되면 사퇴하겠다고 하던 이정현 대표는 사퇴의사를 번복하였다. 침박세력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혁신과 보수연합’이라는 모임을 발족하였다. 그리고 박대통령징계를 처리해야 하는 윤리위원회에 친박인사들을 대거 새로이 위원으로 임명하여 위원장이 이에 대한 반발로 사퇴하는 상황도 발생하였다. 이는 공당의 공정한 처사이기 보다는 파당적 오만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파당적 이익에 치우치는 모습이 없지 않다.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5년 단임제가 문제가 있다고 하여 국민다수와 국회에서 통치기구의 변경을 내용으로 하는 개헌문제가 논의되어 왔다. 생각에 따라서는 복잡한 탄핵소추를 마치고 차기대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 국회에서 개헌을 논의할 수 있는 적기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제1야당의 유력한 민주당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측에서는 이런 가능성을 거부하고 있다. 지금 그대로 가는 것이 당선이 유망한 자신을 위하여 좋은데 제도변경을 왜 하느냐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런 생각 또한 국민들에게는 파당의 이기주의적 사고로 보인다.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정치적 과제이다. 그러나 수 십 년 한국 정치사를 비극으로 장식하게 한 통치제도를 변경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정치적 과제이다. 더 이상 대통령이 권력의 남용과 부패에 빠져 정치를 혼란하게 하고 경제를 어렵게 하는 사태가 되풀이 되게 하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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