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대통령의 잘못된 현실인식

정부의 공공정책을 결정하는 정책결정권자의 현실인식은 올바른 정책을 결정하는 대전제가 된다. 정확한 현실진단이 되어야 비로소 그 문제를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정책결정권자인 대통령의 정확한 현실인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병에 결린 환자에게 대수술을 할 때 진단이 잘못되면 그 환자는 생명을 잃고 마는 것처럼 대통령이 사회적 현실에 대한 파악이 정확하지 않으면 수많은 국민이 엄청난 고통을 감수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특검의 심리과정에서 박대통령측은 10차례 시위에서 나타난 “촛불은 민심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검참과 특검의 수사결과 드러난 최순실과 박대통령 및 그 측근들의 위법 부당행위에 대하여 많은 국민들이 실소와 탄식을 금하지 못하고 있으며, 탄핵소추가 이루어진 후 여론조사에서도 10명중 8명이 탄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론조사가 나와 있는데도 불구하고 박대통령특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인식과 상황판단능력을 가지고 지금까지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 온 것인지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

박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촛불시위를 민주노총이 주도한 민중총궐기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1,000만 명이 넘는 촛불집회에 민주노총의 조합원과 정의당의 당원이 참여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욕구가 부분적으로 분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그런 참여자의 성격과 행태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광장에서 개최된 촛불시위에 참여하여 불법 부당한 국정농단과 부정부패행위에 대하여 주권자로서의 참을 수없는 분노와 좌절을 평화시위로 표출하였다. 이에 대하여 국내외 대부분의 평가는 좀처럼 보기 드문 참여민주주의의 표상으로 보고 정치발전을 위한 긍정적 계기가 된다고 보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피고는 재판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심판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수단으로 간혹 왜곡된 현실인식과 편파적 주장을 할 수 는 있다. 그러나 일반 시민도 아니고 한 정파의 지도자도 아닌 대통령은 아무리 사법적 판단과정에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하더라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언행을 보여서는 안 된다. 지난 헌재 심리과정에서 박대통령측이 “촛불은 민심이 아니다”라고 한 사실이 전하여지자 수많은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가라앉은 화를 참지 못하여 울분을 토하였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세상이 자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사람이다 보니 자신의 명리를 위하여 개관적 현실을 그렇게 호도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박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자신은 대한민국과 결혼하였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까지 4년간을 한국을 이끌어 왔고, 진정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원한다면 지금이라고 자신과 한국이 처하고 있는 정치경제적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를 구하고 대통령으로서의 품위를 최소한이나마 지키는 길인지를 깊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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