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김기춘·조윤선 '모르쇠' 버티기…朴대통령 방어용?

'문화·예술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오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교도관들과 이동하고 있다. 2017.1.22

특검 "블랙리스트 진술태도 변화없어"…탄핵심판 영향 의식 가능성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 또는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특검 조사에서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24일 브리핑에서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모두 현재까지 특별히 유의미한 진술 태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검은 2013∼2015년 청와대 2인자이자 대통령 '그림자'인 비서실장을 지낸 김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의 '총지휘자'이자 '설계자'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그동안 줄곧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부인해왔다.

일각에서는 구속 이후 김 전 실장의 진술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의미 있는 변화는 사실상 없다는 게 특검 측의 분석이다.

조 전 장관은 2014∼2015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을 당시 리스트 작성에 상당 부분 관여한 혐의가 있다는 게 특검 판단이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역시 "블랙리스트 존재는 작년 9월 문체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알게 됐다. 다만 작성 경위나 전달 경위는 전혀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반면 특검은 그동안의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통해 두 사람의 혐의가 충분히 소명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지낸 유진룡 전 장관은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하며 "블랙리스트는 실제 있었고 김기춘씨가 이를 주도했다"며 블랙리스트 설계자로 김 전 실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구속된 이후에도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배경에는 본인들은 물론 박 대통령을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혐의를 시인할 경우 박 대통령의 지시나 관여 여부를 밝히지 않으면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최종적인 책임을 김 전 실장 본인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모르쇠'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 역시 '김 전 실장의 지시가 있었다'라고 입장을 바꿀 경우 결국 최종 화살이 박 대통령에게 쏠릴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블랙리스트 의혹이 탄핵 심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의혹 제기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앞서 박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한 달 뒤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와 특검 관계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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