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인 최순실 게이트가 지방자치단체의 탈권위 바람과 투명행정 움직임을 확산시키고 있다.
일부 지자체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장막에 가려진 권위주의의 폐해와 불통(不通)의 위험성을 타산지석 삼아 독단적 행정보다 시민에 개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조직 내에서도 탈 권위를 내세우며 조직 분위기 바꾸기에도 나서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5일 행사 준비부터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 관행은 없애고 실용적이고 간소화한 의전 등을 담은 '불합리한 의전 혁신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시민과 직원에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행사 전 과도한 주차단속과 대청소, 동선파악, 필요이상으로 과도한 리허설을 자제하도록 했다.
시장 등 주요 내빈이 행사장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사 시작을 늦추는 일이 없도록 하고, 행사 참석 시 너무 많은 수행원을 동행하는 것을 비롯해 전체적인 좌석 배치 시 내빈용, 시민용을 구분하는 위화감 조성 행위를 하지 않도록 했다.
야외행사 시 내빈 자리에만 그늘막을 치거나 우산을 씌워주는 행위 등은 일체 금지시켰고 차량에서 내릴 때 문을 열어주거나 앉을 때 의자를 빼주는 의전도 금지시켰다.
원칙적으로 사설 경호원이나 행사 도우미를 두지 않되, 불가피하게 동행할 때도 강제로 길을 트거나 시민 접근을 차단하는 등 경직된 의전은 하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사 주인은 시민이라는 박 시장 철학을 의전에도 구현하려 했다"며 "시민 눈높이에서 시민과 더 가깝게 자리하고 소통하는 행정을 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주시는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업무 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를 3대 목표로 내세우며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통(通)하는 충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추진해왔다.
열린 사무실 환경 조성을 위해 연말까지 직원 간 칸막이도 모두 없앴고 시간외 근무 관행에 있어 눈치보기 성격의 근무를 근절시켰다.
또한 부서장 책임의 사전명령제 도입으로 사후 초과근무 명령이나 일괄근무 명령을 금지하기로 했다.
특히 6급 이하 청년 직원 20여 명으로 구성되는 청년중역회의 '주니어 보드'를 운영해 주요 시정에 대한 정책 제안과 참신한 사업 아이디어 발굴 등을 맡기기로 했다.
강압적 음주 분위기를 조장하는 지나친 건배 구호 제창, 벌주, 원샷(단번에 잔 비우기), 잔 돌리기, 폭탄주 문화를 대신 1가지 술로 회식을 1차에서 2시간 안에 끝내는 '1·1·2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충주시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집회에서 볼 수 있듯 권위와 정보 독점을 앞세워 행정을 펴는 독단의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며 "이번 사태를 보면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적지 않은 교훈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민원인데 대한 시장의 탈권위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제천시는 시민이 시장에게 시정 관련 건의나 문의 등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전용번호 1522-3482)로 보내면 시장과 비서진이 직접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 '시장 직소(직접 소통) 민원 모바일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민원은 실시간으로 접수되고 결과도 처리되는 즉시 민원인에게 문자로 통보해준다.
이 시스템은 기존 민원 접수 방식과 달리 일선 부서를 거치지 않고 시장실에 직접 접수돼 시민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역대 지사들이 사용하던 공관도 게스트하우스와 결혼식장, 카페 등으로 고쳐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모든 결재를 서서 진행하는데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권위주의적인 공직 문화를 고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011년 초 집무실을 북카페와 시민 문화공간으로 개조해 일반인들에게 개방했으며 자신의 집무실도 항상 개방했다.
해당 지자체 공무원과 시민들은 이런 단체장들의 탈권위주의 행보에 대해 "시민이나 직원들과 더 가깝게 지내기 위한 것 아니겠냐"며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행보"라는 반응도 내놓고 있고 한편에선 '표를 의식한 보여주기식 행보 아니냐'는 의심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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