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이재용부회장 구속으로 인한 삼성의 비극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삼성총수인 이재용회장이 횡령,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17일 결국 구속되었다. 한국굴지의 재벌이며 세계적 기업의 총수가 창사 79년 만에 처음 구속된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충격적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난달 19일 1차 구속위기를 넘겼으나 법원에서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를 종합해볼 때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하게 된 것이다. 영장실질심사는 7시간 30분이라는 역사상 가장 긴 심사를 거쳐 매우 신중하고 정밀하게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장에 의하여 이 부회장은 지난 달 구치소 구금이후 28일 만에 들어 간 구치소 독방에서 풀려나오지 못하고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범죄혐의는 430억원의 횡령 및 뇌물공여 이외에 재산외국도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 등에 관한법률 위반 등인데 박대통령측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 삼성경영권 승계 사이에 대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재판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재판결과에 관계없이 삼성총수가 뇌물공여협의 등으로 구속되었다는 것은 삼성그룹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경제에도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삼성은 지금 한국경제의 자존심이며 우리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여행, 특히 개발도상국 쪽으로 여행을 하다보면 한국은 잘 몰라도 삼성은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적지 않다.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이 만들어 수출하는 전자제품이나 반도체 등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각종의 상품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삼성총수의 구속사실이 매스컴을 통하여 전 세계로 알려지면 삼성의 명성은 어떻게 되며, 한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지위는 어떻게 되겠는가. 정말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기 때문에 법률상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처벌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만 정경유착이나 특혜를 둘러싼 뇌물수수 등과 같은 구시대의 범죄는 이 땅에 앞으로 결단코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범죄가 세상에 드러나면 관련기업이 제재를 받고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는 것과는 별도로 국민들이 받는 경제적 박탈감과 소외감도 어마어마하다. 사회경제적 정의에 위반되는 이런 범죄는 결국 빈민계층과 노동단체 등이 국가와 사회를 불신하고, 나아가 공격적 행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삼성측은 이번 뇌물공여혐의에 대하여 박대통령측의 강요에 못 이겨 상당한 금액을 지원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자본주의체제인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권위체제의 유물이 남아서 국기를 문란케 한 것은 결코 용납하기 힘든 문제다. 국민이 선거로 쥐어 준 공권력을 배경으로 어떻게 사유재산을 갈취할 수 있다는 말인가.

뇌물공여든 강요에 의한 지원이든 이제 더 이상 국가의 공권력을 업고 돈을 끌어 모으는 이런 행위는 이 땅에서 다시 등장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나라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정치인이나 선거 또는 임명을 통하여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들은 이 점을 각별히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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