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의 눈] 황창규 KT 회장, 의사결정자의 책임은 어디로 갔나

박성민 기자

지난 달 28일, 황창규 KT 회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안종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보였던 그의 모습에 대해 태도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우만 해도 '최순실 게이트' 논란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고 반성적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왜인지 황 회장의 경우는 "내가 뭘 잘못했느냐"라고 말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걸 감출 수 없다. 황 회장은 최순실씨 측근인 이동수·신혜성씨 채용 부분과 관련해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여러번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청탁과 관련한 당시 생각을 나타냈는데, 자신은 잘못한게 없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잘못일 뿐이라고 답하는 모습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가 한일이 무엇인가. 황 회장은 부당하다고 느꼈던 그와 같은 요구들을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겼다. 당시 그와같이 느꼈다면, 또 지금에 와서 강한 비판적 모습을 나타내는 그라면, 황 회장은 당시에 그런 요구들을 지금의 모습과 같이 확고하게 거절했었어야 맞을 것이다. 물론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같이 청와대의 뜻을 거절하기 쉽지 않았을테지만, 현재 나타낸 그의 태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일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뒤 "부당했다.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와 같은 발언을 하고 있는건 KT를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맞는 처신인지 의문이다. 황 회장은 부당한 요구들을 결국 받아들였고 오늘의 KT로 이끌었다. 그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KT는 결국 옳지 못한 길로 이끌려간 것이다. 이것이 황 회장의 처신에 대해 비판하는 두번째 이유인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대기업 총수들은 황 회장의 모습과는 달랐다. 책임자이고 많은 직원들은 이끄를 수장의 자리에 서있기에 우선적으로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이 있을 뿐이었지, 황 회장과 같이 '뻣뻣한 목'의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설사 부당했어도 그는 잘못된 그런 요구들을 받아들여 KT라는 배가 잘못된 항해를 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그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랐다. 이동수·신혜성씨를 KT 임원으로 채용했고 광고 발주를 총괄하는 자리에 옮겨 앉혔다. 이에 따라 플레이그라운드라는 광고 제작사는 KT의 광고 68억어원어치를 받아냈다. 플레이그라운드의 실소유주는 최순실 씨다.

지난 달, KT 주총이 있기전 황 회장 연임에 대한 안건에 대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후보자의 경영 의사결정에 정부 영향력이 작용해 적격성이 떨어진다"며 반대를 권고했었다. 또 참고사항으로 "KT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설립을 주도한 미르·K스포츠 재단에 모두 18억원을 출연했는데 황 후보가 출연증서에 날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4년 KT 회장의 자리에 오른 이후 여러차례 인사청탁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거절했지만 이동수·신혜성씨는 받아들였다. 그는 당시 안 전 수석이 여러차례 전화했던 것에, 또 '대통령 관심 사항'이라는 안 전 수석의 말에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권력 앞에서 어쩔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수장으로써 회사가 논란거리가 된 것에 대해, 더욱이 회사를 논란의 길로 결국 이끈 것에 대해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맞는 것이지 오히려 비판하고 있는 자의 모습을 앞세워 대응하는 모습은 결코 옳아보이지 않는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T#황창규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