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한국안보, 다른 나라에 기댈 수 없다

이번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보면서 우리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은 결코 다른 나라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이다. 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통과시킨 대북제재결의안 2375호는 일견 그럴듯하게 보인다. 대북 유류 30% 감축, 북한 섬유수출 전면봉쇄, 노동력 신규송출 차단 등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지금까지의 제제 보다 수위가 상당히 높아진 것이다.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이 제재안은 북한의 생명줄인 유류에 대한 제제를 처음 시도하였고, 김정은 정권의 자금줄이라고 할 수 있는 섬유와 인력수출에 통제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제제로 북한이 지금까지 추진한 핵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북한은 핵보유를 생존의 기본조건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어지간한 고통은 어떻게 하던지 감내할 각오를 지닌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면 유엔 결의안이 왜 당초구상보다 이렇게 솜방망이로 변질되고 말았을까? 당초 미국의 주도하에 준비된 원안에는 해외재산동결과 외국여행금지 등 김정은과 김여정에 대한 개인적 제재와 더불어 원유 전면 금수, 북한 선박의 공해상 강제금색 등 초강경대책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대통령과 시진핑수석이 전화통화로 협상을 하면서 제제의 칼날은 상당히 무디어져 버렸고, 상임이사국의 하나인 러시아 또한 이런 강력한 제제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제재안은 빛을 보지 못하고 말았다. 미국은 자신들의 당초 구상을 강행하면서 중국과의 경제적 갈등을 빚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고, 중국과 러시아는 근본적으로 자신들의 전략상 완충재대로 생각하고 있어 북한이 치명적 타격을 입거나 쇄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주변 강대국들은 북핵문제나 남북한관계를 모두 자신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대안을 선택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를 다른 나라나 유엔에 맡겨놓고 안심할 수 있겠는가? 북한은 핵보유국이 되고 우리나라는 비핵지대로 남아 마음 놓고 잠을 자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핵보유국과 비핵국가 사이에 전쟁위기가 발생하면 비핵국가는 그냥 항복하든지 맞장을 떠다가 죽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으려 할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대안은 우리 스스로 핵무장을 하는 방법 이외에 도리가 없다. 우선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다음 단계로 핵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다. 북한 핵무장을 억지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안에 대하여 언제나 브레이크를 거는 중국과 러시아의 눈치 보기는 앞으로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이와 같은 전향적 입장을 가지게 되면 일본과 대만도 핵개발을 시도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도 태도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핵을 핵으로 견제하는 ‘공포의 균형’전략은 동서독 통일의 씨앗이 되었다. 1975년 소련이 동독에 중거리 핵탄도 미사일을 배치하자 미국이 이에 대응하여 서독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여 ‘공포의 균형’이 이루어졌고, 이를 토대로 서독이 본격적인 포용정책을 전개하여 동서독통일을 이루게 된 것이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로서는 무역규제 때문에 당장 핵개발이 어렵다면 이는 중장기 과제로 남겨두고 전술핵 재배치는 독일의 역사적 교훈을 보더라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의 안보는 다른 강대국에게 있어서는 단지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적 수단일 뿐이다.

유엔 안보리, 북한 미사일 도발 긴급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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