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사설]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철저히 밝혀야 한다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또는 수시로 상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매월 1억 원을 문고리 3인방에게 전달하고 선거관련비용으로 5억 원이 전달되었으며, 정무수석과 문화부장관 등에게도 수백만 원씩 전달되었다고 한다.

이런 보도를 접한 국민들은 그저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힐 뿐이다. 법치를 기본으로 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정부의 예산이 이렇게 집행될 수 있다는 말인가. 예산은 국회에서 심의를 거쳐 통과된 대로 특정기관이 주어진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기본적인 상식이며 예산집행의 적법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반적으로 감사원 감사 등 사후통제장치를 가지고 있다. 예산의 집행을 이렇게 신중하게 해야 하는 것은 예산의 대부분이 바로 국민들이 땀 흘려 일한 결과를 세금으로 국가에 납부하여 형성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청와대에 전달되어 사용된 데는 세 가지 측면에서 매우 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국가정보원이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현금으로 은밀하게 준 것이 문지이다. 공금을 떳떳하게 전달하지 않고 문고리 3인방이라고 하는 비공식적인 비밀통로를 이용하여, 그것도 검은돈을 줄 때 흔히 사용하는 현금을 상급기관에 전달한 것은 공금횡령과 유용 내지 뇌물로 의심받을 성격이 충분하다.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정국이 위태롭게 되자 안전비서서관은 “당분간 돈을 보내지 말라”고 국정원에게 요청하였다는데 이런 사실만으로도 상납된 돈들이 떳떳하지 못한 검은 돈임을 충분히 말해주고 있다. 최고통치권자가 존재하는 청와대와 최고의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 사이에서 이런 행태가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은 그야말로 분노를 넘어 통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비극이다.

국정원에서 상납하는 돈을 받은 근거가 법규가 아니라 이전비서관이 밝힌 바와 같이 박전대통령의 지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니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박전 대통령은 정치입문이래 부정한 돈을 한 푼도 안 받았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이런 검은 돈의 수수가 이루어졌다면 부정행위 이외에 국민들에게 새빨간 거짓말 까지 한 셈이 된다.

청와대에 전달된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사용된 용처도 문제가 된다. 자세한 내용은 검찰의 수사에 의하여 밝혀지겠지만 당초에 명시된 국정원의 정보수집과 같은 특수활동에 사용된 것은 분명히 아니다. 일부는 여당후보자의 선거지지율 조사에 사용되었다고 하고, 문고리3인방은 돈을 받은 기간 동안에 강남에 고액의 아파트를 구입하였다고도 한다. 국가의 공금을 제멋대로 사용한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두 가지의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청와대에 상납된 특수활동비의 전달과정과 사용 용도를 분명히 밝혀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하는 것과 예산통제메커니즘에서 벗어나 있는 특활동비의 집행과정에 어떻게 적법타당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런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견제 받지 않는 공권력의 횡포와 국가예산의 불법 부당한 유용은 다시 되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