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韓 '4차산업혁명 신기술' 블록체인·양자통신 수준 최하위

우리나라의 블록체인·양자정보통신 등 새 융합기반 기술 수준이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1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산학연 전문가 124명을 설문조사해 작년 한국의 블록체인과 양자통신 기술 경쟁력을 평가했다.

IITP는 한국 블록체인과 양자정보통신 기술이 ICT 연구개발(R&D) 선도국인 미국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와 몇 년씩 뒤처졌는지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국 블록체인 기술 수준은 미국의 76.4%에 그치며 미국과 2.4년 격차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블록체인 기술 수준은 유럽(96%), 일본(84.8%), 중국(78.9%) 등 주요국에 모두 뒤졌으며, 미국과 격차 면에서도 1.8년 차이인 중국에도 밀렸다.

특히 양자정보통신의 경우 한국은 73.0%로, 미국과 격차가 무려 4년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과 2년 격차인 중국(84.7%)의 2배 수준이다. 유럽과 일본은 각각 94.7%와 88.9%로 미국과 0.7년, 1.5년 격차를 보였다.

블록체인과 양자정보통신은 지능화 기술과 다른 산업의 융합을 위한 기반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한국 블록체인 기술이 주요국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은 신기술인 이들 분야에 대한 규제 강화와 지원 부족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소셜미디어 업체 스팀잇과 싱가포르 스타트업 IOS(아이오에스) 등이 한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은 거래 실명제 도입과 대형 거래소 단속 여파로 침체기를 맞았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760억 위안(약 13조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연구소인 '국립 양자 정보과학 연구소'를 짓기로 했지만 한국은 대규모 양자기술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은 이동통신과 소프트웨어 등 기존 ICT 10대 기술 수준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며 중국에 따라잡혔다는 평가다.

한국의 10대 기술 평균 수준은 미국과 1.3년(83.5%) 격차를 보이며 2016년 1.5년(80.5%)보다 격차를 좁혔지만 같은 기간 격차를 1.7년에서 1.3년으로 좁힌 중국에 따라 잡혔다.

유럽과 일본은 미국에 비해 각각 0.7년과 1년 차이를 보였다.

10대 기술 중 이동통신(0.7년)과 네트워크(1.6년), 전파·위성(1.5년), 기반 소프트웨어·컴퓨팅(1.8년), ICT디바이스(1.7년) 등 5개 기술은 중국에도 밀려 꼴찌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는 중국과 같은 1.8년이었으며 융합서비스(1.4년), 방송 스마트미디어(0.4년), 디지털콘텐츠(1.4), 정보보호(1.0) 등 4개 부문만 중국을 앞섰다.

IITP 이민경 기획총괄팀장은 "중국은 양자통신의 일부 분야 투자액이 1조원대로, 우리나라 ICT 전체 연구개발(R&D) 투자를 웃돈다"며 "중국에 비해서는 자본뿐 아니라 인력 면에서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해야 하며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IITP는 이날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ICT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ICT 기술수준 조사 결과에 대한 진단, 정책적 제언을 논의하는 산학연 전문가 패널 토의 등을 진행했다.

비트컴퓨터 전진옥 대표는 "우리 ICT 기업은 '빅브라더' 위치가 공고한 미국 등 서구의 ICT 기업, 13억명이 넘는 인구의 중국 공룡 기업 사이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정부의 ICT 기업 R&D에 대한 투자 강화를 주문했다.

한국통신학회 회장인 강충구 고려대 교수는 "ICT 기술력은 ICT 인력과 정부, 기술, 정책, 법·제도, 시장창출 등 다양한 요소에 좌우된다"며 "모두 R&D 혁신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IITP 박준성 R&D혁신단장은 "ICT 기술혁신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왔다"며 "연구자의 자율과 창의를 기반으로 ICT 기술혁신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한 ICT R&D 혁신전략이 연구 현장에 차질없이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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