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의 눈] 한국GM 어려움 인지하고도 내버려뒀던 산업은행

박성민 기자

KDB산업은행은 한국GM과 지난 5월, 경영정상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과정 속에서 산업은행의 관리 소홀 책임 문제가 있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산업은행은 이미 한국GM이 독자 경영이 불가능하고 개선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를 무시했다. 경영자의 지식과 경험이 미약하고 위기 대응 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공감대가 없다는 것도 알았다.

재무 관리가 자금 담당자 개인 역량에 의존되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상태이기도 했다. 회계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않은 상황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현금 흐름이 악화 돼 대처 능력이 취약하며 자금 부족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정부 지원 가능성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상급 기관인 금융위원회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작년 6월 27일, 한국GM의 신용등급을 'CCC'(채무 불이행 위험이 매우 큰 상태)로 매겼다. 경영 상태를 이같이 평가한 것이다. 해당 등급은 산업은행이 추가 대출을 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만약 대출을 했줬다면, 감사원의 감사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산업은행은 매년 6-7월 사이 한국GM의 신용도를 평가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작년 12월,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에게 요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 산업은행이 한국GM의 사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같은 요구를 한 것이다. 의사결정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요구 사항이 있었고 실효성 있는 대화를 위해서였다면 미국 GM 본사와 협상을 했었어야 했다. 이런 움직임을 통해 대책이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고 관리 제도가 GM 본사의 의사결정에 종속 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 가운데 지난 2월, 군산 공장 폐쇄 조치가 이뤄졌다. 산업은행이 2대주주(지분 17%)로서 감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은행은 GM의 협조가 없었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지적에 대해 산업은행은 소액주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다행히 한국GM의 경영이 정상화 됐지만 지난 과정에서의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늘 마음에 있었다. 독자 경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내버려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출자한 곳이고 늘 '갑'의 위치에 있다.

상반기, 한국GM에 대한 '철수설'이 들끓었다. 나라와 지역 경제가 달린 문제였고 많은 이들의 일터와 관련된 일이었기 중차대한 일이었다. 때문에 산업은행의 책임론은 언급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더 나아가 아는 상황에서 외면한 모습은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지나간 일로만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산업은행은 부실 기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일 처리를 제대로 한 곳이 드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행해지는 갑질도 추가적으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겠지만 먼저는 이같은 관리 소홀 책임 문제에 대해 지적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같은 일이 앞으로도 계속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KDB산업은행#산업은행#한국지엠#한국GM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