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의 눈] '채용 비리' 가장 먼저 불거진 우리은행..재판 더 철저해야

박성민 기자

우리은행에 대해 공판이 지난 5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진행됐다. 전 은행장 등 현직 임직원 4명이 재판을 받았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법정에서 "회사 이익을 위해 출신 지역이나 학교를 고려했다"고 했다. 회사 이익 때문에 불가피했다라는 것이다. 또 "CEO의 정당한 권한"이라며 "업무 방해 혐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위법행위 과정에서 CEO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최종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 이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재판 내용이 참고 사항이 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채용 과정의 업무 방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형사상 처벌이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는데 기소된 피의자 전원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채용에 대한 기업의 재량권이 아닌 점수 조작을 통한 채용 비리로 봤다.

'4대 은행의 채용비리 사건'이 가장 먼저 불거진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이 전 행장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입 은행원 서류전형에서 전 금감원 부원장보, 우리은행 본부장 및 지점장 자녀 등 불합격자를 합격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3년동안 금감원이나 국정원 등에 소속된 공직자 또는 고액 거래처의 인사 청탁, 우리은행 내부 친인척의 명부를 작성해 관리하며 이들을 합격시키도록 지시했다.

작년 11월 2일, 이 전 행장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같은 해 11월 7일 검찰이 우리은행을 압수수색했다.

우리은행은 청탁 명부를 관리했다. 합격조건에 미달하는데도 공직자와 고액 거래처, 내부 유력자의 자녀라는 이유로 합격시켰다. 청탁 명부에 오른 지원자가 불합격하면 비고란에 합격점을 의미하는 점을 찍어 합격시켰다. 추천 받은 이들을 다수 채용했고 불합격자였던 이들을 통과시켰다. 상부의 지시가 있었고 특혜 채용했다.

첫 재판이 진행된건 지난 4월 16일이었다. 이 전 행장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하며 "은행장에게 합격자를 결정할 권한이 있다"며 "은행장이 본인의 업무를 수행했을 뿐 타인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 없다"라는 황당한 말을 했다.

이 사건의 의미는 점수 상 합격될 이가 아닌데 합격을 시키도록 했다는 것이다. 권력을 통해서 말이다. KB국민은행 판결에서 재판부는 "그동안 있어왔던 관행을 답습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불거졌다"고 했다. '관행'이라는 말을 언급했다. 다 그렇게 해왔고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을 함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미 은행장이 바뀐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이라는 테두리는 그대로다. 현직 임직원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검찰청 반부패부는 시중 은행의 채용 비리 수사에서 은행장들을 비롯한 인사 라인이 조직적으로 점수 조작 증거를 인멸했다고 발표했다. 밝혀진 것 외에 더 많은 내용들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은행은 채용 비리가 가장 먼저 터진 곳이다. 그만큼 문제가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게 무리인건 아닐 것이다. 이것이 우리은행에 더 집중하도록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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