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의 눈] 고객 만족보다 수익성 중심 경영이 불러온 KT 통신대란

박성민 기자

KT의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벌어진 화재 사고를 통해 통신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 이 건물 하나에 인터넷 회선 21만개와 무선통신 기지국 2800개가 연결 돼 있었다.

사고 이후, 통신 대란이 벌어졌다. 사고로 서울시 면적의 6분의1에 해당하는 지역이 통신 장애를 겪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KT 회선으로 카드 결제를 하는 상점이었다. 119 연결이 지연 돼 응급환자가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번 사고를 간단히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당 부분이 통신기술과 이용자 특성도 잘 모르는 경영진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기본을 지키지 않았고 무리하게 앞서가려다 벌어지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익성 중심의 경영에 대한 비판이다.

지난 2010년 이후 KT는 서울시 용산구 원효지사를 비롯해 인근에 있는 지사 4곳에서 나눠 관할하던 통신망과 통신설비를 아현지사로 몰아넣었다. '장비 집중화'다. 이는 KT 사업전략 변화를 봐야 한다. 통신시장은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며 포화 상태가 됐다. 이에 통신 업체들은 비통신 영역으로 눈을 돌렸는데 KT는 부동산 개발을 집중해 추진했다.

공기업 한국통신으로 출발한 KT의 민영화가 이런 일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KT는 각 지역에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장비가 소형화 되며 KT는 통신장비를 한곳으로 모았다. 이후, KT는 투자 가치가 높은 건물을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에 나섰다. 장비는 한곳에 모였지만 안전과 관련한 점은 미흡했다. KT 아현지사 통신구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 돼 있지 않았고 이것이 화재를 키웠다.

민영화 이후, KT는 통신 공공성은 외면한 채 수익창출을 위한 비용절감에만 매달렸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실제,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비용절감을 위한 대규모 인력감축에 나섰다. 민영화 뒤인 2003년, 2만명 정도의 인력이 줄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이 줄어든 직군이 통신망 신설과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케이블 매니저(CM) 직군이었다.

해당 업무는 외주화 돼 대부분 협력업체 직원들이 맡고 있다. KT 아현지사 케이블 복구 작업에 투입된 인원도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민영화는 안전과 통신 안정성을 위한 투자 미비로 이어졌다. 이러니, 통신업체의 기본인 통신망 유지·관리가 제대로 될리 없었다.

통신시설 등급 문제도 있다. A·B·C·D 등급 중 해당 지사는 D등급이다. 해당 등급은 중요도가 가장 낮다. 등급이 높아지면, 비용 부담이 커져 통신사들이 꺼린다. 중요 통신시설에 대한 등급 분류는 각 통신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시행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에 신고하게 돼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등급 기준과 관련, "정부에서 정해준다"고 말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비판을 받았다.

이번 사태로 통신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부터 5G 통신 전파가 세계 최초로 발사됐다. 그러나 KT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이번 화재 사고로 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5G 홍보가 아닌, 통신망 화재 사고에 집중하는 상황이 됐다. 비판이 심한 상황에서 5G를 입에 올리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KT는 기본을 지키지 않았고 사고로 수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다. KT에 대해 "이익만 가져가는 통신사"란 말이 나왔다. 많은 이들이 이번 KT의 통신 대란을 오랫동안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잃어버린 고객 신뢰를 위해 KT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통신 안전성 투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은 KT에 더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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