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국민연금 '5%룰' 완화, 3월 주주총회입김 세진다

윤근일 기자

국민연금의 배당 및 지배구조개선 관련 주주활동이 지분 대량보유 보고제도의 상세보고 대상에서 빠짐에 따라 오는 3월 주주총회부터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5%룰로 불리는 '주식 등의 대량보고·공시의무'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룰은 투자자가 상장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5일 이내에 보유목적과 변동사항을 상세 보고·공시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는 애초 상장사의 지분 집중 관련 정보를 시장에 공개해 증권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만들어진 제도로 상장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도 있다.

다만, 주식 등의 보유목적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보고기한 연장 및 약식보고를 허용했다.

하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5일 이내 상세보고 대상인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적극적인 주주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 주주의 기본 권리인 '배당'과 관련된 주주활동 ▲ 단순한 의견표명이나 대외적 의사표시 ▲ 해임청구권 등 회사·임원의 위법행위에 대응하는 상법상 권한 행사 ▲ 공적 연기금 등이 사전에 공개한 원칙에 따라 진행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등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말 '장기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횡령·배임·사익편취 등으로 기업가치가 추락했는데도 이를 개선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 이사해임, 정관변경 등의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국민연금이 '상세보고' 부담을 덜고 의사결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원칙을 공개하고 지분율이 8%인 A회사에 감사위원 전문성 요건 강화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계획한 후 주식 매각으로 지분율을 7% 이하로 떨어뜨린다면, 현재는 이 주주제안이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지분 변동이 있었던 날로부터 5일 이내 공시를 해야 하고 추종매매 등에 따른 수익률 하락 가능성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2월부터는 '일반투자 목적'으로 분류돼 지분변동이 있었던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지분변동 내역 공시하면 된다.

다만, 정부는 정관 변경이 특정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겨냥한 것이거나 특정 임원의 선·해임에 즉각적 영향을 주는 경우, 임원 선·해임, 합병을 위한 주주 제안 등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구분하고 현행대로 5%룰을 부과한다.

정부가 향후 공적 연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의 일부 주주 활동을 단기매매차익 반환 규정인 '10% 룰' 규제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국민연금 운신의 폭은 더욱 커진다.

10%룰은 특정 기업지분을 10%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전환할 경우 6개월 안에 발생한 단기매매차익을 회사에 반환하도록 하는 제도로, 내부자의 부당한 미공개정보 이용 유인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부는 임원 보수 및 배당 관련 주주제안 등 주주활동에 대해서는 특례를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들 활동이 경영권 영향과는 무관하다고 보고 10%룰을 면제해주겠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는 기업의 경영권 방어능력 무력화, 공적 연기금을 통한 정부의 경영간섭 가능성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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