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후위기와 산업] 에너지·경제전문가가 빠진 우리나라 탄소중립 시나리오

윤근일 기자

대한변호사협회·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탄소중립과 헌법' 심포지엄 개최
중소기업 11.6%만 "2030 온실가스 40% 감축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국회는 지난 8월 31일 탄소중립기본법 제정안을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일(현지 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국제사회에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변호사협회와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지난 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탄소중립과 헌법' 심포지엄에선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중에선 환경만 있고 에너지와 경제정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가 나온다.

문재인 영국 글래스고 문 대통령 청와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연합뉴스 제공

류권홍 변호사(에너지 환경법센터장)는 최근 탄소중립위원회에서 발표한 2030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에너지, 환경, 경제정책의 삼각관계인데 환경만 있고 에너지와 경제는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기후변화 대응만 있고 기후변화 적응은 사라진 2030 NDC"라고 지적했다.

정치권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 시나리오에 대해 우려한다. 박대출 의원(국민의힘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심포지엄 축사에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 기본법)'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채 심지어 국회 내 충분한 토론 절차 없이 여당에 의해 강행 처리되었다"라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국민 부담이나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고려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선 탄소중립기본법의 제3조 5항이 가져올 국민 부담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이 조항은 "환경오염이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재화 또는 서비스의 시장가격에 합리적으로 반영되도록 조세체계와 금융체계 등을 개편하여 오염자 부담의 원칙이 구현되도록 노력한다"라고 말한다.

권오현 변호사(대한변협 환경과에너지연구위원회 부위원장)는 "이 법 시행 시 발생하게 되는 비용을 시장가격에 반영시킨다면 그 비용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다이소 같은 1,000원 마켓이 없어질 수 있다"고 봤다.

탄소중립과 헌법 심포지엄
대한변호사협회와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1일 국회에서 '탄소중립과 헌법' 심포지엄을 가졌다. [사진=윤근일 기자]

◆ 소수 환경주의자 위주의 토론회로 국가 미래 좌우

전문가는 탄소중립을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것과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류권홍 변호사는 "에너지 경제 전문가와 일반 국민은 제외된 소수의 환경주의자 위주의 토론회로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기후변화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라며 "전기가 삶의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은 저렴하고 안전한 에너지 공급에 달려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기존 석탄 천연가스 사업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으로 헌법과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공정한 전환해야 한다고 류 변호사는 강조했다.

권오현 변호사도 "이제라도 에너지 전환 비용 조달을 위해서라도 전기요금 상승 부담을 분산시키기 위한 법령 정비 및 국민적 공감대 끌어낼 수 있는 설득작업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 주최 측, 탄소중립 정책으로 인한 국민적 부담 우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우리의 탄소중립 정책에는 대통령이 선언한 목표만 있을 뿐 시나리오나 소요 비용, 지원방안 등은 전혀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예산에 대한 근거도 없이 불확실한 미래 기술에만 기대고 있는 정부의 안일한 탄소중립은 결국 막대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다"라며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필요한 산업별 비용 추산 ▲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업계 부담 감축 ▲ 국회 계류 탄소중립 실행 법안에 대한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변협 이종엽 회장은 "탄소중립 정책은 국민의 건강권 환경권 등 기본권 보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시에 재산권 등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일부 제한할 수밖에 없다"라며 "탄소중립 정책은 헌법의 기본 원칙 아래에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립되고 실행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중소기업계, "지원정책 필요하다"

한편 산업 현장에서 보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정부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6일 내놓은 '2050 탄소중립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11월 9일~19일간 제조 중소기업 352곳 대상으로 진행)결과 자료에서 "정부의 2030 온실가스 40% 감축목표에 대해서는 88.4%가 부정적인 것으로 응답해, 중소기업의 탄소중립 이행 의지와 정책목표간 괴리를 축소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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