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기자의 눈] 공정위 역대급 과징금 얻어 맞은 쿠팡..소비자 신뢰 잃었다

박성민 기자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역대급 금액을 얻어 맞고 "로켓배송 서비스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라는 강경한 입장까지 내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부과된 1400억원은 쿠팡의 작년 영업이익(6174억원)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쿠팡 화면 랭킹 순서에서 직매입·PB(자체 브랜드)상품을 우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고 공정위는 이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쿠팡이 PB 상품의 구매 후기 작성에 임직원을 동원한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라는 논란도 있었는데 공정위는 이것에 대해 위법하다고 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작년 7월까지 약 4년 반 동안 6만4250종의 직매입·PB 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로 인위적으로 올렸다. 직매입 상품은 5만8658종, PB상품은 5592종이었다. 중개상품은 밑으로 내려갔다.

쿠팡은 랭킹 순위를 3단계로 산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1단계과 2단계에서는 객관적인 판매량, 가격 등으로 판별했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오로지 자사 상품에 대해서만 각종 방식으로 순위를 올려줬다고 공정위는 봤다. 2020년 쿠팡 PB 상품인 '탐사수'는 순위가 올라가기 전에는 랭킹 순위가 100위 밑이었는데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1위로 올라갔다. '곰곰 크리스피롤', '코멧 대용량 리빙박스' 등의 상품도 마찬가지로 100위 이하에서 1위로 올라갔다.

쿠팡 자체적으로도 이 같은 조작에 위험성을 느끼지 않았던건 아니었다. 공정위가 확보한 쿠팡 내부 문건에는 "아무래도 인위적으로 (상품) 랭킹을 올리다보니 많은 법적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라는 등의 내용이 확인됐다.

쿠팡 임직원이 구매후기를 작성해 높은 별점을 줘 소비자를 기만하기도 했다. 쿠팡은 2019년 부터 작년 7월까지 '쿠팡 체험단'에 본사와 계열사 임직원 2297명을 동원, 최소 7342종의 PB 상품에 7만2614개의 구매후기를 작성하도록 했다. 평균 4.8점(5점 만점)의 높은 별점을 줘 소비자를 기만했다. 쿠팡 체험단은 인기가 없거나 출시 초기인 PB 상품을 일반 소비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상품 후기를 작성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됐는데 쿠팡 체험단에 의한 후기가 잘 달리지 않자 임직원을 동원한 것이었다.

쿠팡이 임직원에게 시킨 매뉴얼을 보면, '장점 위주로 서술', '4줄 이상 작성', '하루 내 작성', '(임직원) 회사가 사진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 등의 요구를 했다. 임직원들은 "상품이 좋다"라는 후기만을 달았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가 느낀 제품 만족감과는 격차가 났다. 2020년 판매된 '캐럿 여섯 모크넥 플리츠 원피스'에 대한 임직원 별점은 평균 4.3점이었으나, 이후 달린 소비자들의 평균 점수는 2.8점 밖에 되지 않았다.

'곰곰', '코멧' 자주 본 명칭이다. 상품 검색 후 윗쪽에서 저 명칭의 상품을 자주 보게 됐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이런 행위가 있을 것이란 것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 것이겠으나, 이것이 사실임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상품 소비에 더 의심과 경계를 하도록 쿠팡은 만들었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 쿠팡이 자사의 이익을 위해 이처럼 소비자를 속인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판매량이 더 높지도 않은 자사 PB 제품을 알로리즘 조작을 통해 상단에 노출되게 한건 소비자를 속인 행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쿠팡은 "유통업체의 상품 진열을 문제 삼는 건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라고 반발하며 오히려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쿠팡은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됐다.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기 쉽지 않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쿠팡

관련 기사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임금체계와 조직 문화의 갈등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 대해 논의하면서 가장 일반적으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임금의 연공성이다. 우리나라의 임금체계에서 연령이나 근속연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OECD 국가 중 근속연수에 따른 임금 상승률이 가장 높은국가에 속한다.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는 환상, 과학이 가리키는 진짜 범인은

해양쓰레기 이슈에서 ‘거대 태평양 쓰레기 섬(Great Pacific Garbage Patch, 이하 GPGP)’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실체는 오해로 가득하다. ‘Patch’는 ‘섬(Island)’이 아님에도, 대부분 발을 딛고 설 수 있거나 배가 못 지날 만큼 빽빽한 섬으로 착각한다. GPGP가 한반도의 16배 크기라는 이야기도 통용되지만, 실제로는 배를 타고 지나가도 보이지 않으며 인공위성으로도 식별이 불가능하다.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한국 기업문화와 노사관계의 기원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는 단순한 기업 운영의 요소의 수준을 넘어 한 국가의 경제적 역동성과 사회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들이다. 특히 한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민주화, 그리고 글로벌화의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 역량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갈등 수준에도 깊은 영향을 미쳐 오고 있다.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바다 뒤덮은 ‘하얀 재앙’, 스티로폼 부표 전부 교체해야

"여름철인데 바닷가에 하얀 눈이 내렸더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이 한마디는 우리 바다가 처한 비극적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한여름 해변을 뒤덮은 '하얀 눈'의 정체는 다름 아닌 스티로폼 양식장 부표 쓰레기다. 이들은 햇볕과 거친 파도에 쉽게 부서지며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한다.

[기자의 눈] 다이소 제품 안심하고 쓸 수 있을까

다이소에 대해 매우 잘 아는 한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였다. "다이소 물품에 발암 물질이 엄청나게 많다. 난 이걸 잘 알기 때문에 다이소 물건 쓰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이것도 다이소가 제일 많이 팔았다"라는 말을 했다.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물품들이 많아 많은 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지만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싼게 비지떡(값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다)'이라는 속담이 생각나며 불안감이 들었다. 싸다고 자주 찾고 있지만 싼만큼 품질에 대한 불안에 더 노출 돼 있다는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美 소화기학회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美 소화기학회에 참석해 현지 의사와 소통했다. 25일부터 30일까지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2024 미국 소화기학회(American College of Gastroenterology, 이하 ACG)'가 열린다. 셀트리온은 이 학회에 참석해 짐펜트라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 발표와 제품 우수성을 알린다.

[기자의 눈] 화재 사고 EQE 350 배터리 공급사 밝혀오지 않은 벤츠 코리아..이유는

인천 청라 국제 도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플러스 화재 사고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해당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의 제조사와 관련해 회사 방침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소비자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서 보통 자동차 제조사는 차량 출시 때 배터리 제조사를 숨기지는 않는데 벤츠 코리아는 EQE 출시 때 납품 업체 정보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화재 차량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의 파라시스 에너지이다. 글로벌 10위 업체다. 해당 업체는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중 1.8%를 공급하고 있으며 주류 업체가 아니다. 벤츠는 해당 제조사와 2018년에 파트너쉽을 맺었고 2020년에 약 1550억원을 투자, 지분 3%를 확보했다.

[기자의 눈] "로켓 배송 중단" 엄포 놓은 쿠팡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