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한은 총재 "경기부양 필요하지만 과도하면 더 큰 부작용"

음영태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현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한 것이 분명하지만, 급하다고 경기 부양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창립 제75주년 기념식에서 "성장잠재력의 지속적 하락을 막고 경기 변동에 강건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구조개혁 없는 일시적 경기 부양의 위험을 경고했다.

같은 맥락에서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면서도 동시에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릴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기준으로 약 7% 상승했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고 무역 협상 결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의 금리 정책은 인하 기조를 유지하되 구체적인 인하폭과 시점은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며 신중히 결정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달 경제 전망에서 발표했던 것처럼 올해 경제성장률은 0.8%, 내년도 성장률은 1.6%로 지난 2월 전망에 비해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
[연합뉴스 제공]

이어 "이러한 낮은 성장률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수출둔화 우려가 큰 부분이지만, 지난 6개월간 정치적 불확실성아래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 성장률 1.6% 전망에도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앞으로 내수는 점차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국 관세정책과 무역협상의 향방에따라수출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 도전 과제 측면에서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AI)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한은의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기관용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와 예금토큰에 기반한 미래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시범 구축하고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있다"며 "올해 말 예정된 후속 테스트를 통해 예금토큰의 편익을 점검하고, 상용화 단계로 추진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 코인과 관련해서는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핀테크(금융기술) 산업의 혁신에 기여하면서도 법정화폐의 대체 기능이 있는 만큼,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업체가 구축한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기반으로 한은에 특화된 AI를 올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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