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AI 투자, 마침내 결실?” 빅테크 실적·주가 동반 상승

장선희 기자

-MS·메타·알파벳 실적 깜짝 호조, 아마존은 예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사상 최대 투자 행보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시장 우려를 잠재웠다.

이는 AI 투자가 이미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자 성과로 주가 폭등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의 확실한 승자였다.

1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두 자릿수 매출·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합산 시가총액이 3,500억 달러 이상 불어났다.

MS는 엔비디아에 이어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2위 자리를 유지했고, 메타는 11% 상승해 2조 달러에 근접했다.

빅테크
[AFP/연합뉴스 제공]

▲클라우드·광고 수익이 대규모 AI 투자 뒷받침

이번 호실적의 핵심 동력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성장과 AI 활용 광고 수익 개선이었다.

MS와 구글은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의 강력한 성장과 광고 마진 증가를 근거로 AI 서버 투자를 정당화했다.

이들 3사와 아마존은 올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3,500억 달러 이상을, 내년에는 4,0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사티아 나델라 CEO는 향후 4분기 동안 1,200억 달러를 투자해 "어떤 경쟁사보다 빠르게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장하겠다"라고 말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역시 내년에 1,050억 달러의 설비 투자를 예고하며 맨해튼 크기의 데이터센터 '히페리온'을 건설 중이며 최고 수준 연봉으로 AI 엔지니어를 영입하고 있다.

메타는 AI가 광고 타겟팅을 개선하고 광고 단가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광고당 가격은 전년 대비 9% 상승했고, 광고 게재 수는 11% 증가했다.

ai 데이터 센터
[AFP/연합뉴스 제공]

▲ 투자자 신뢰 회복…“AI, 이제 수익으로 연결”

지난 분기까지 투자자들은 과도한 AI 투자 대비 수익 불확실성을 우려했으나, 이번에는 매출·예약(backlog) 지표가 개선되며 시장 반응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

과거 투자자들은 AI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분기에는 AI 컴퓨팅 파워에 대한 강력한 수요와 고객 주문 잔고가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짐 티어니는 "지출의 끝이 보이지 않지만, 기업들이 이제 수익을 보여주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라며, 클라우드 매출과 AI 서비스 판매 증가라는 ‘이중 모멘텀’이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디자인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Figma)의 IPO도 시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상장 첫날 주가는 250% 급등해 시가총액 60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2022년 어도비 인수 시도 당시 평가액의 3배 수준이다.

▲ 아마존·애플은 부진…AI 투자 경쟁 ‘명암’

하지만 모든 기업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7% 하락하며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성장이 둔화되고 비용이 증가할 경우 AI에 대한 투자 심리가 취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마존은 2분기 지출에서 314억 달러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고, 제프리스는 올해 지출이 1,0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재무 추정치를 상회했음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 구글 클라우드의 빠른 성장세에 비해 AWS 클라우드 사업부의 모멘텀에 대한 실망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재개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앤디 재시 CEO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호조로 매출이 10% 증가했지만, 중국, 대만, 인도 등 핵심 공급망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노출되어 있어 주가 상승에는 큰 탄력을 받지 못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재 AI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알버트 브릿지 캐피털의 창립자 드류 딕슨은 "우리는 광적인 열기 단계에 근접했다"라며, "AI에 대한 지출이 반드시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결국 모두가 승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애널리스트는 AI 관련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수요 파이프라인이 급감하면 투자자들이 다시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틸 애널리스트는 "이것은 계속되는 설비투자 전쟁이다. 경쟁에 참여할 만큼의 규모로 돈을 쓸 수 있는 기업은 고작 다섯 곳 정도뿐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한 회사가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다른 누군가는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익과 예약 수치가 있는 한, 그들은 원하는 만큼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AI 투자 열기와 규제·반독점 리스크 공존

한편, 실리콘밸리의 질주를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장애물은 독과점 규제다.

미국, EU, 영국 규제 당국은 거대 기술 기업들을 상대로 수많은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는 기업 분할이나 경쟁사에게 시장 개방을 강제할 수 있다.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에 왓츠앱과 인스타그램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조사가 미국과 영국에서 진행 중이다.

아마존은 FTC로부터 가격 조작 혐의로 소송 중에 있다.

애플은 법무부로부터 아이폰 중심의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혐의로 소송이 제기된 상황이다.

알파벳은 검색, 광고, 앱스토어 사업과 관련해 연이은 독과점 소송에서 패소하며, 크롬 브라우저 매각 및 검색 데이터 공유를 강제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I 군비 경쟁의 최대 수혜자는 엔비디아다.

AI 모델 훈련에 필수적인 GPU를 공급하는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한 450억 달러를 예상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딕슨은 "기술 기업들이 엄청난 실적을 내며 모든 관심을 받고 있지만, 1880년대 철도, 1920년대 라디오, 1990년대 닷컴 버블처럼 AI 시장도 결국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며, 현재의 거품이 언젠가는 현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테크의 AI 초대형 투자는 당분간 시장 신뢰를 받겠지만, 과열과 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어 중장기 변동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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