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이슈인 문답] 강릉시장 ‘댓글 지시’ 논란, 공공 거버넌스 신뢰 흔들리나

김영 기자

재난 대응 시기, 공무원 여론 동원 논란
투명성과 책임성에 의문 제기

강원 강릉에 기록적인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김홍규 강릉시장이 공무원들에게 인터넷 댓글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릉시는 이를 전면 부인했지만, 시민단체와 지역사회에서는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김홍규 강릉시장
▲ 강원 강릉시청에서 김홍규 시장이 지역 가뭄 피해 상황을 점검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왜 논란이 불거졌나?

11일 강릉시민행동은 김 시장이 지난달 29일 긴급회의에서 “잘못된 정보와 비판적 내용을 바로잡으라”며 직원들에게 인터넷 글과 댓글 작성을 사실상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강릉맘카페’ 참여까지 언급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졌다.

문제는 이 지시가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가 시작된 시점과 겹쳤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던 상황에서 여론 관리가 우선됐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을 동원한 여론조작”이라는 반발 글이 이어졌다.

강릉시민행동은 또한 “정확한 정보는 홈페이지, 브리핑, 재난 문자 등을 통해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며, 공무원을 댓글에 동원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행정기관의 기본 역할과 책임 의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 강릉시 입장은 무엇인가?

강릉시는 “시장이 댓글 작성을 지시한 사실은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시 관계자는 “왜곡된 정보와 유언비어 확산을 막기 위해 직원들에게 정확한 상황을 공유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즉, 시민에게 설명할 때 혼선을 피하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시 측은 특히 오봉저수지 방류 논란 등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어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칭찬합시다’ 행정망 게시판에 시장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오고 수십 건의 댓글이 달린 사실이 공개되면서, 내부 동원 의혹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와 지역사회는 시 측의 해명에도 “재난 대응보다 여론 관리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강릉시의 대응은 위기 상황에서 행정 신뢰를 더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많다.

◆ 이번 논란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공공 거버넌스의 신뢰 위기 사례로 본다. 재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과의 투명한 소통인데, 여론 개입 논란은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켰다는 것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공공기관의 정보 제공은 공식 채널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비공식적 지시나 조직적 개입은 신뢰를 훼손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시민단체는 특히 이번 사태를 ESG 거버넌스(G)의 문제로 해석한다. 공공기관이 투명성과 책임성을 저버리고 내부 직원들을 동원한다면, 사회적 책임과 제도 운영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정부가 단순히 행정 집행 기관이 아니라 민주적 책임성을 지닌 공적 조직임을 다시 일깨우는 사례가 된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역시 보고서에서 “지방정부의 정보 공개와 시민 참여 보장은 거버넌스 신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 지방자치의 투명성 기준을 점검할 필요성을 드러냈다.

◆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대책은?

강릉시민행동은 “시장 지시 의혹이 사실이든 아니든, 공무원이 댓글 활동에 동원됐다는 의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사회는 행정기관이 여론 조작 시비에서 벗어나려면 정보 공개 절차를 강화하고, 재난 대응 과정에서 독립적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최근 공공기관의 온라인 소통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방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하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경로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대응 매뉴얼에 ‘정보 공개·소통 절차’를 명문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공무원의 중립성을 지키고, 여론 조작 의혹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신뢰 회복 가능할까?

강릉시는 논란 진화를 위해 추가 설명과 제도적 보완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단순 해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지방 정치 사건을 넘어 지방정부의 민주적 성숙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공공 거버넌스 신뢰는 재난 대응과 직결된다. 시민과 정부 간의 신뢰가 무너진다면 정책 집행의 효과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강릉시뿐 아니라 모든 지방정부가 신뢰 회복과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할 시급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 요약:
강릉시장이 공무원들에게 인터넷 댓글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됐다. 강릉시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단체와 지역사회는 공공기관 거버넌스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사안은 재난 대응에서 신뢰 확보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지방정부가 제도적 보완을 통해 신뢰 회복에 나설 필요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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