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응 매뉴얼 위반·인력 운영 부실 논란
유족·전문가 “제2의 희생 막으려면 제도 개선 시급”
11일 인천 영흥도 갯벌에서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려다 숨진 해양경찰관의 희생이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다. 고(故) 이재석 경사(34)는 구조 과정에서 자신의 구명조끼를 노인에게 벗어주고 실종됐으며, 6시간 뒤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직후 ‘2인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도적 허점과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 왜 혼자 출동했나?
해양경찰청 훈령에는 순찰·구조 시 반드시 ‘2인1조 출동 원칙’을 지키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영흥파출소에는 근무자가 6명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경사 홀로 현장에 출동했다. 4명은 휴게 중이었고, 다른 근무자도 함께하지 않았다. 이는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해경 관계자는 “휴게시간이라도 출동 시 2명 이상이 함께 나가야 한다”며 내부 규정 위반을 인정했다.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배경에는 인력 운용 문제, 교대 근무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사고의 본질적인 책임을 덜어줄 수 없다는 반응이 많다.
유족은 “당직자가 두 명 있었는데 왜 혼자만 나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단순히 개인적 판단으로 치부할 수 없으며, 근무 체계와 시스템 차원에서 책임 소재가 분명히 가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 유족과 동료들의 입장은?
빈소를 찾은 유족들은 “재석이가 혼자 나간 이유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눈물을 쏟았다. 사촌 형은 “당시 당직자도 있었는데 동생 혼자 출동하게 만든 건 조직의 잘못”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의 호소는 단순한 비극의 슬픔을 넘어 제도 개선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동료 해경들도 충격에 빠졌다. “한 명만 출동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이 경사의 희생은 동료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동료들은 “그의 헌신을 개인의 미담으로만 소비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경사가 생일에도 연가를 쓰지 않고 근무했고, 다수의 표창을 받은 인물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은 더해졌다. 유족과 동료들의 증언은 이번 사건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한다.
◆ 정부와 해경의 대응은?
해경은 이 경사를 순직 처리하고 1계급 특진을 단행했다. 장례는 중부해경청장 장례로 5일간 엄수되며, 영결식은 인천해경서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김용진 해경청장도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애도를 표했다.
정부와 해경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김 청장은 “소중한 동료를 잃은 만큼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뉴얼이 존재했음에도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은 점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구조 인력 운용, 근무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경 스스로의 개선 의지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인력·제도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 제2의 희생 막으려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개인의 희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구조 활동 과정에서 안전 규칙이 무시된다면 또 다른 희생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매뉴얼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인력 부족과 교대 근무 구조의 한계가 사고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만큼, 구조 현장에서의 인력 확충과 근무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해양 안전사고가 빈번한 지역일수록 대응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조직 문화 차원에서 “신속 대응”과 “규칙 준수”가 동시에 이뤄지도록 균형을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개선 없이는 또 다른 비극이 반복될 것”이라며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 요약:
인천 영흥도 갯벌에서 구조 활동 중 숨진 해경 이재석 경사의 사고는 ‘2인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채 발생했다. 유족과 동료들은 규정 위반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고, 정부와 해경은 순직 처리와 특진, 재발 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미담이 아니라 제도적 관리 실패로 보고, 근무 체계와 규칙 준수 강화를 통해 제2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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