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ESG 인사이트] 노동차관-美기업 면담, ‘노란봉투법’ 국제 시선과 노동정책

김영 기자

외국계 기업과의 소통 통한 투자환경 안정·ESG 신뢰 확보

편집자주: 본 기사는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전문 분석 시리즈의 일환입니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책임경영을 평가하는 국제적 기준으로, 이번 기사는 해당 관점에서 이슈의 의미를 짚습니다.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외국계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정부의 노동정책을 설명했다. 이번 만남은 한국 노동정책의 신뢰도를 국제 사회에 전달하는 계기이자, ESG 평가와 투자환경 안정성에도 직결될 수 있는 자리였다. 정부는 정책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며 외국계 기업과의 협력을 요청했다.

발언하는 권창준 차관
▲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2025년 제1차 청년 일 경험 민·관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노란봉투법, 권리 보장과 기업 부담 사이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조항을 담아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노동계는 이를 노동권 보장과 사회적 책임 확대의 계기로 환영하지만, 경영계는 기업 활동에 대한 부담과 파업 장기화 우려를 제기한다. 이처럼 노동권 보장과 기업 부담 완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한국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노동권 보장은 지속가능한 투자환경의 필수 요소”로 평가된다. OECD 2024년 고용전망 보고서 역시 “노동시장 제도의 안정성은 다국적 기업 투자 결정에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노란봉투법 논의는 단순한 국내 입법 절차를 넘어,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와 ESG 평가 지표에 직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법안 시행 시 기업 부담이 단기적으로는 늘어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고 안정적인 노사관계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이는 글로벌 ESG 평가에서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 정부, 해외 기업과 직접 소통

권 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의 고용노동정책 3대 실천 과제로 ▲모든 일하는 사람의 권리 보장 ▲격차 해소를 통한 공정한 일터 구축 ▲노동시장 활력 제고 등을 제시했다. 그는 또한 임금체불 근절 대책, 청년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노동안전 종합대책 등 최근 발표한 정책 과제도 설명하며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주 4.5일제 도입 지원과 상생형 정년연장 방안 등 미래 지향적 정책도 언급했다. 이는 외국계 기업들이 한국의 제도 변화를 예측 가능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시도로,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는 “외국계 기업과의 직접 소통은 국내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위한 중요한 계기”라며, 해외 기업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정책의 지속 가능성 확보에도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 ESG 관점에서 본 노동정책의 의미

노동권 보장은 ESG의 ‘사회(Social)’ 영역에서 핵심 평가 지표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2024년 ESG 보고서에서 “노동권 보장은 장기 투자 안정성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라고 평가했다. 또한 국제 의결권 자문사 ISS는 기업 ESG 평가에서 노동환경 관련 지표의 비중을 높여 반영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논의는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ESG 성적표와 직결될 수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노동정책의 변화를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기업 경영 안정성과 사회적 책임 이행의 척도로 본다. 따라서 노동권 보호 강화는 국제 기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반면, 제도 불확실성과 노사 갈등이 이어질 경우 투자 매력이 약화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기업의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ESG 투자자들은 이를 사회적 안정 비용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정부와 기업 모두 단기적 부담과 장기적 이익 사이에서 균형점을 모색해야 한다.

◆ 국제 기준과 국내 현실의 접점 찾기

국제 기준 충족과 국내 현실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는 것이 향후 과제다. OECD 2023년 고용전망 보고서는 “노동시장 개혁은 노사 간 신뢰 구축 없이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는 국제적 책임 경영 요구와 국내 수용성의 균형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와 상생형 정년연장 논의는 이러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노동시간 단축은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지만, 기업의 인력 운영과 비용 부담 문제도 뒤따른다. 정년연장은 고령층 고용 안정과 연금제도 지속성에 기여할 수 있으나, 청년층 고용 기회 위축 우려와 맞물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 확보와 함께 국내 고용시장의 현실적 제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노동정책의 성공 여부는 글로벌 ESG 평가와 국내 경제적 수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달려 있다.

☑️ 요약:
권창준 고용노동부 차관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노동정책을 외국계 기업에 설명하며 투자환경 안정과 국제 신뢰 확보를 모색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권 보장과 기업 부담 사이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ESG 평가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국제 기준 충족과 국내 현실 수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정책 설계를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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